'사상 최대 이익은 작년 이야기' 손보사 업황 우려에 주가는 '비실비실'
입력 2022.01.26 07:00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사이클 진입해 손보사 수익성 악화
    실손보험료 상승 계약해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
    • 금리 인상으로 금융주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중에서도 손해보험사는 작년 한 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하지만 연초부터 나오는 시장 전망은 작년만 같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손보사 주가가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해 연초부터 크게 올랐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어서 주가가 크게 좋아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 흐름은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금리 인상이란 호재 앞에서도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상 보험사는 금리가 인상하면 자산운용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호재로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손보사 주가가 주춤거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자동차보험'이 꼽힌다. 

      지난해 손보사 실적 개선의 큰 역할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탓이 컸다. 2019년부터 이어진 자동차 보험료 인상과 더불어 태풍, 홍수 등 큰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좋아졌다. 더불어 시내 제한 속도가 50km/h로 하향 조정되는 등 규제 강화의 여파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부터 이런 개선세가 약화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의 특성이 상승 사이클이 시작되면 최소한 1년 이상 손해율 상승이 이어지는 기조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손보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증권에서는 2021년 4분기부터 자동차보험 상승 사이클로 진입하고 2022년부터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2.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율이 2021년 대비 5.5%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비수가 상승한 점 역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부분이다. 2021년 12월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는 4.5% 인상이 결정됐다. 보험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정비수가는 인상 즉시 손해액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KB증권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사이클 진입은 손해보험사 수익성에 부정적이다"라며 "다만 우려 대비 원가 상승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과 사업비율 개선을 통해 합산비율 측면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실손보험의 경우 지나치게 실손보험료가 올라가면 계약해지가 많이 나온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증권사에선 '실손보험 감당이 가능하나'는 리포트 등을 통해서 실손보험료 상승 변화에 대한 분석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험료 상승만 놓고 보면 보험사에 호재일 수 있으나, 실손보험료 상승은 보험계약 해지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이런 우려는 손보사 주가 전망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손해보험사 주가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시아파이낸셜 데이에 삼성화재를 초대한 골드만삭스는 삼성화재로부터 자동차 보험 수익이 다소 악화할 수 있으며, 실손보험은 보험료 상승으로 리스크 보험료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나 보험 청구 통제부문에 있어선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런 회사의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골드만삭스는 매수의견에 대해 ‘중립’을 유지했다. 

      하반기 들어 IFRS17 도입에 따른 영향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당분간은 작년과 같은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나온 예상보다 손보사에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