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VS 디오'에 사모펀드(PEF) 시선 집중
입력 2022.01.28 07:00
    오스템, 매각 가능성 희박하지만 출회 기대 여전
    PEF들 접촉 정황…"파킹딜 구조짜기 적합한 매물"
    동종업계 매물 디오 M&A가 되레 오스템 사태로 '유탄' 우려
    • 상장사 사상 최대 횡령사태로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매물 출회 기대감이 거론된다. 현재 내부 여건상 매각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 사이에선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원매 움직임이 일었다. 특수상황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거래구조가 유용한 매물로 평가받는다. 

      이미 동종업계 매물로 나와 있는 디오도 비교군으로 함께 언급, 매각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도 함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최근 M&A업계에선 오스템임플란트가 화두다. 배임·횡령 사건의 수사 범위가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 등 현 경영진으로 확대,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부터다. 최대 주주가 변경되려면 최 회장이 보유 지분 20.61%를 처분하거나 20% 이상의 신주를 발행하는 등 지분율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오스템임플란트가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경영진들이 지분 매각을 논의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을텐데 매각이 웬말이냐"는 것이다. 사태 수습이 급선무인 데다 보는 눈도 많아진 만큼 운신의 폭이 이전만큼 넓지 못한 게 사실이다. 

      회사 측도 "매각설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거리를 명확히 두고 있다. 오히려 현재 회사 경영진의 최대 관심사는 "거래 재개 시기를 언제로 잡을 것이냐"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투자 사이드에선 "매물로 나오기만 하면 대박일텐데…"라며 못내 아쉬움을 내비친다. 독보적 시장지위와 함께 우수한 현금창출력까지 갖춘 곳인 만큼 기업가치가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한 지금이 '인수 적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자 글로벌 기준으론 4위인 업체다. 매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규모도 1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횡령금을 제외하고도 국내외 법인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만 2400억원 이상이다. 

      일부 PEF 운용사들이 최 회장 등에 직접 접촉하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거래구조를 제안하려는 의도로 전해진다. 물론 실제 면담 성사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매 움직임은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이들 PE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일종의 '파킹딜'(parking deal)을 요구하기 적합한 매물이란 시각을 갖고 있다. 경영진 입장에서 리스크 해소 및 체질개선 차원에서 지분 매각은 불가피한 선택지일 수 있고, 단기간 내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PEF에게 캐시플로우가 우수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최적일 수 있다.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실추됐지만 국내외 영업망 등 본원적인 펀더멘탈까지 훼손된 건 아니란 평가다. 

      내달 예정된 상장적격상 실질심사가 매각 분수령으로 떠올랐지만 오히려 그 전이 협상력을 갖출 적기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거래소가 상장폐지 대신 최대주주 교체를 요구할 경우엔 공개매각 절차를 개시, 클린세일(Clean-sale)이 불가피할 것이란 평이다. 소액주주 2만여명의 투자금이 묶여있는 만큼 거래소가 상장폐지보다는 최대주주 교체 요구로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동종업계 매물로 나와있는 디오로선 국내 1위 업체의 매각 기대감에 입지가 다소 애매해졌다.  

      디오는 업계 3위 기업으로, 지난해 중순 이후로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나선 상태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디오홀딩스와 김진백 대표이사 등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이다.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뿐만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 다수가 인수전 참여를 검토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급격히 높아진 몸값은 원매자의 고민이 길어지게 했다. 이런 와중 국내 1위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태가 발발했고 자사 매각의 변수로 떠올랐다. "호재인 줄 알았는데 까보니 악재였다"는 관전이 나온다. 

      디오 인수를 검토했던 원매자들로선 동종업계 1위 기업의 매각 가능성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진성매각(True sales)의 3위냐, 먹으면 맛있지만 체할 수 있는 1위냐'를 둔 저울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PEF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디오와 비교해 국내는 몰라도 해외에선 압도적 우위에 있다. 실적 면에서 상대가 안 된다. 훨씬 튼튼한 회사라고 본다. 미국과 특히 중국 시장에 향후 업사이드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PE들이 여러 구조를 짜보기 재밌는 매물인 건 맞지만 오스템파마 등 오너 가족회사 격 관계사가 많은 구조는 리스크로 예상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오스템과 디오의 평가도 크게 갈릴 수 있어 관전의 재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