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주총 시즌 돌입…‘주주환원'·'신사업’ 카드로 주주 달래기
입력 2022.03.16 07:00
    배당 확대로 떨어지는 투자 매력 어필
    주택사업 한계에 ‘신사업 확장’ 사업목적 추가
    이사 선임 키워드, 대우 '광장'·현대 '안전'·DL '여성'·GS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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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이달 본격적으로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올해 건설업계의 주요 안건으로는 배당 확대와 신사업 진출이 꼽힌다. 이 외에도 기업별 상황에 맞는 대표이사 재선임·사외이슈 신규 선임 등 안건도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주총 시즌에 본격 돌입했다. ▲18일 삼성물산 ▲24일 현대건설·DL이앤씨 ▲25일 GS건설 ▲29일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주총을 진행한다.

      건설사별 주총 안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배당 규모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건설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주주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DL이앤씨, GS건설 등이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상향 조정했다.

      삼성물산은 2021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4200원, 4250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2300원(우선주 2350원)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진 금액이다. 총배당금도 6928억원으로 2020년 3794억원보다 82.6% 증가했다. 

      올해 처음 배당에 나선 DL이앤씨도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 1주당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2700원, 275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대림산업 시절(보통주 1300원, 우선주 1350원)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앞서 두 건설사보단 적지만 GS건설도 배당금을 늘렸다. 배당금은 1주당 1300원으로 전년보다 100원 늘었다. 총배당금은 960억원에서 1104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당확대 외에도 주요 건설사들은 사업목적을 추가하기 위한 정관 변경을 의안으로 공시했다. 

      일례로 DL이앤씨는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및 탄소 자원화 사업의 설계, 시공 및 운영에 관한 일체의 사업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업 ▲고압가스 저장 및 운반업, 위험물 저장 및 운반업 ▲신기술 관련 투자, 관리 운영사업 및 창업 지원 사업을 추가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유통업 ▲도소매업 ▲판매시설 운영업 ▲물류단지 개발업 ▲물류업 ▲물류창고업 ▲운수업 ▲데이터센터업 등을 추가한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기계 및 물류 장비 판매업, 정비업 및 부품사업 ▲상품권 판매업 ▲금융상품 중개업 등을 추가해 상사사업과 자동차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건설사들이 사업영역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사업을 다각화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주택사업만 진행하는 데 한계를 느끼면서 건설업을 기반으로 하되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건설업계 연구원은 “건설업은 최근 주택시장 호황으로 사업 다각화 노력이 주춤 됐으나,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 진출은 건설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방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사진 구성에 대한 관심도 높다.

      대우건설은 법무법인 광장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김재웅 법무법인 광장 고문과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다. 건설 업계는 두 인사를 중흥그룹 쪽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김재중 사외이사와 이인석 사외이사는 광장 재직 중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에 대한 기업실사 진행을 맡은 바 있다. 

      DL이앤씨는 사외이사로 신수진 한국외대 초빙교수를 선임할 예정이다. DL이앤씨 첫 여성 사외이사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8월부터 시행돼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적어도 2022년 7월까지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주요 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7월까지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GS건설은 국토부 고위 관료를 사외이사로 연이어 영입하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주주총회에서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실제로 GS건설은 7년 연속 '국토부 라인'을 이어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을 2016년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이어 2019년에는 김경식 전 국토부 1차관을 영입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24일 주총에서 황준하 최고안전책임자(CSO)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월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데 따른 안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