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레시브 딜로 진행되는 IFC 매각전…금리 변수에 가격 부담 이중고
입력 2022.03.21 07:00
    브룩필드, 경매호가식 입찰 시도…매각 흥행 기대
    2파전 후보 외에 고가 베팅할 또다른 후보 등장 고려
    후보들 앵커 투자자 모집 난항…금리 변수에 부담 가중
    3차 본입찰 내달말 예정…후보 간 가격 눈치싸움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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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매각전이 프로그레시브 딜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3차까지 이어진 입찰에 매도 측은 매각 흥행을 기대, 각 후보들을 대상으로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 중에 있다. 금리 인상 변수로 인수 부담을 느껴온 입찰 후보들은 길어지는 매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FC 매각 측인 캐나다의 브룩필드자산운용은 4월 말로 예정된 3차 본입찰에 앞서 입찰후보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시도하고 있다. 2파전으로 압축된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과 미래에셋맵스리츠를 사이에 두고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단기간 몸값이 급등하면서 매각 측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매각 초반 3조원대에 형성됐던 IFC 매각가는 현재 4조 중반대까지도 바라보는 상태다. 브룩필드는 두 후보와의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고가 베팅과 안정적인 인수구조를 제시할 또다른 후보 등장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매각 측에선 입찰후보들의 앵커 투자자 모집이 예상보다 부진해 인수구조가 다소 모호하다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확실한 딜 종결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최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이지스-신세계 컨소를 적극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도자가 글로벌 운용사인 만큼 해외 자본 '먹튀'에 가담한다는 비판이 일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다수가 '일단 딜을 따오면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파악된다. 일단 딜을 따오려면 다른 후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각각 얼마까지 베팅할 것인지 입찰후보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길어지는 가격 협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기류도 나온다. 한 거래 관계자는 "3차 입찰이 처음부터 예고된 건 아니었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2차 입찰가도 이미 올릴 만큼 올린 가격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더 올리긴 쉽지 않다. 현재로선 얼마나 더 높일 수 있을진 미지수지만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수조원대 거래 체결이 더욱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매각 측에선 3차 입찰까지 8주 기한을 제시했으나, 인수 측은 해당 시기까지 금리 불확실성이 커 쉽사리 움직일 순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증가로 인수 측의 기대수익률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외국계 운용사들의 입찰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IFC 매각전은 외국계 운용사들의 이탈로 사실상 국내 운용사 간 경쟁 구도로 변모한 상태다. 외국계는 IFC가 토지 인수가 아닌 임차 건물 인수 구조란 점에서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가 다소 과도하다 보고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선 입찰후보 모두 초기 검토했던 가격 범위 내에서 대응하려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각 고위층에서 IFC의 부동산 가치를 높게 평가, 성사 의지가 모두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3차 입찰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 관계자는 "여의도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적극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구역인 만큼 향후 추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유력하다. 서울 서남권 상업지구로서 주요한 입지를 갖춘 데다 상업지구라 용적률 제한 또한 크지 않아 개발이익이 막대할 수 있다"며 "후보들이 수조원대 매각가 부담에도 부동산 개발가치를 보고 입찰에 뛰어드려는 배경"이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