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애물단지로 전락한 삼성웰스토리
입력 2022.04.08 07:00
    일감몰아주기부터 경영권 승계까지
    웰스토리 검찰 수사 본격화
    계열 매출 축소 불가피…과징금 여파에 적자전환
    삼성물산 현금창출 역할도 미미
    경영권 매각 나서도 원매자 찾기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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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웰스토리(이하 웰스토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다. 웰스토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계열사 매출을 늘려 외연 확장을 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본격화하자 회사의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위의 예의주시가 장기화하고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과거에 거론됐던 회사의 경영권 매각 작업 또한 당분간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검찰은 ‘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고발된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공정위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 과징금(2349억원)을 부과한 이후 각 회사들을 검찰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사내급식 물량을 삼성웰스토리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을 보장했다고 판단했고,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관련성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승계와 관련한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날지는 지켜봐야한다.

      에버랜드 급식 및 식자재 유통을 담당하던 사업부였던 웰스토리는 2013년 물적분할해 삼성에버랜드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삼성에버랜드의 사명이 제일모직으로 변경,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서 현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가 됐다.

      웰스토리가 분사할 당시 매출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기준 약 2조원까지 성장했다. 2019년 기준 계열사 일감의 매출규모는 전체의 38.3%를 기록한 점을 비쳐볼 때 상당부분 계열 매출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 공정위의 조치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내부급식 사업을 외부에 개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곳의 사내식당 사업을 개방(풀무원FNC, 신세계푸드, 동원홈푸드 등 8곳)한데 이어 올해 28곳에 대해 추가로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 외에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의계약을 통한 웰스토리의 계열사 일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재무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과징금(960억원)을 비롯한 영업외비용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 또한 하락세다.

      5년 전만해도 웰스토리는 최대주주 삼성물산에 약 1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그룹 최상위 계열사의 현금 마련 창구로 활용돼왔다. 지난 2018년부터 배당금 규모가 줄기 시작했고, 2020년부터는 100억원가량의 배당금만 지급했다. 삼성물산의 현금 창출 창구 역할도 미미해졌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대기업의 급식 수요가 크게 줄었고, 급식업체 상당수의 수익성도 예년과 같지 않다”며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이 국내 사업 확장이 쉽지않은 상황에서 웰스토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토리 논란이 총수와 주요 경영진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삼성그룹은 지난해엔 경영권 매각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의 계열사들과 얽힌 계약이 남아있고, 공정위 조사에 따라 장래 매출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원매자들이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 매출 비중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웰스토리가 다른 급식업체를 인수해 사세를 확장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그룹 차원에서 주력도 아닌 사업에 무리한 확장 전략을 꾀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더 힘이 실린다.

      반대로 그룹에서 ‘손절’을 위한 경영권 매각에 나선다해도 과거와 같이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역시 계열매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고, 단체 급식시장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이기 떄문에 재무적투자자(FI)들이 웰스토리를 인수해 추후 투자금회수(엑시트) 전략을 짜기 어렵다는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웰스토리를 비롯한 국내 대형 급식업체들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위탁 급식시장은 현재 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등이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다. 

      웰스토리는 지난 2012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2015년엔 베트남 법인을 신설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웰스토리는 해외 시장에선 계열사 일감뿐 아니라 외부 급식 사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국내에선 골프장을 비롯해 외부 급식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웰스토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성장 전략이 해외 사업과 외부 급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아직은 성장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이 당분간 ‘아픈 손가락’인 웰스토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