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3만원·치킨연금' BBQ, 모회사 제너시스 투자금 상환에 고금리 부담 우려
입력 2022.04.26 07:00
    BBQ, 치킨값 인상 및 치킨연금으로 이목 모아
    모회사 제너시스, 작년 큐캐피탈로부터 EBㆍ구주 등 되사와
    BBQ, 이를 위해 변동금리 담보 대출금 제너시스에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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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이하 BBQ)가 연일 화제다. 지난달 ‘치킨값 최소 3만원’ 발언, 최근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치킨 연금’이 시선을 모았다. 

      다만 주목받지 않은 회사 상황도 있다. BBQ는 모회사 제너시스가 사모펀드(PEF)로부터 투자 받은 교환사채(EB) 및 구주를 되사올 때 이에 필요한 상당한 규모의 담보 대출을 일으켜 제공했다. 향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BBQ의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1일 BBQ는 ‘치킨연금 행복 전달식’을 열어 베이징 동계올림필 메달리스트들에게 치킨 구매권을 지급했다. 금메달을 딴 황대헌, 최민정 선수에게 만 60세까지 매일 3만원 상당의 멤버십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엔 윤홍근 BBQ 회장이 각종 비용을 감안했을 때 치킨 값이 현재 2만원이 아닌 3만원 수준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B2C 기업이 광고 없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은 셈인데 BBQ에는 이와는 다른 상황도 있다. BBQ 모회사 제너시스에 대한 투자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BBQ의 재무 여력이 소진된 모습이다.

      제너시스는 지난 2019년 7월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큐씨피골든볼)에 BBQ 보통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6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2016년 산업은행PE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방행한 같은 규모 EB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큐캐피탈은 윤홍근 회장이 보유하던 BBQ 구주도 일부 인수해 BBQ 2대주주(지분율 30.54%)에 올랐다. 큐캐피탈 입장에서는 가만 있어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BBQ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꽃놀이 패였다. 큐캐피탈의 투자금은 총 1200억원이다.

      제너시스는 2022년까지 큐캐피탈이 가진 BBQ 지분과 EB를 인수할 권리(콜옵션)를 확보했는데, 작년 7월 콜옵션을 활용해 큐캐피탈이 가진 BBQ 지분과 EB 전량을 인수했다. 해당 EB의 경우 만기가 2024년 7월로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기한이익상실 사유 부담이 있어 조기 상환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제너시스와 큐캐피탈의 합의에 따르면 EB 보장수익률은 7.8%인데 사전에 설정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미달하거나, 물류용역분쟁 등의 순배상금액이 사전에 설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등엔 14%까지 올라가도록 했다. 물류용역분쟁 등 우발채무가 현실화 할 경우 교환가격을 조정하도록 합의했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교환가격이 낮아지고 큐캐피탈이 경영권 지분을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지난 2013년 BBQ는 자회사 bhc를 외국계 PEF 로하틴 그룹에 1130억원을 받고 팔았다. 당시 bhc가 BBQ 계열사에 물류 용역과 식재료를 공급하게 해주겠다는 계약을 맺고 물류센터도 같이 매각했다. 이후 BBQ는 bhc로부터 물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이 새나가고 있다며 계약을 파기했고, bhc는 계약해지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수백억원대 상품공급대금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올 초 BBQ가 bhc에 수백원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어찌됐든 제너시스는 결국 핵심인 BBQ 경영권을 다시 공고히 하게 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BBQ의 부담은 커졌다. 제너시스가 BBQ 지분 및 EB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BBQ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공시된 제너시스와 BBQ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BBQ는 작년 제너시스에 1650억원을 빌려줬다. BBQ는 1년 사이 장기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20년 장기차입금이 없었지만, 2021년말 장기차입금은 1195억원에 달한다. BBQ가 빌린 자금 대부분이 제너시스의 EB 및 BBQ 지분을 인수하는데 활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여 및 차입 조건이다. 제너시스는 BBQ로부터 1650억원을 4.6%의 고정금리로 빌렸는데, BBQ는 금융사로부터 변동금리(CD 3개월물 + 2.32%, COFIX 2.67~2.84%)로 빌렸다. BBQ가 차입을 일으킬 때 토지와 건물, 제너시스가 보유한 BBQ 지분 등을 담보로 제공됐다.

      제너시스가 BBQ로부터 돈을 차입할 당시로는 4.6%의 금리가 낮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도 BBQ의 변동금리 차입 조건보다 높은 상황이다. 다만 작년부터 시장금리는 고개를 들고 있었고,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상세가 더 가파르다. 앞으로도 금리 상승세가 더 이어진다면 BBQ는 제너시스 대여금 때문에 '역마진'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제너시스는 창업자 윤홍근 회장 지분은 5.46%에 그치지만 아들과 딸이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BBQ의 재무 부담으로 제너시스의 BBQ 경영권 안정화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BBQ는 작년 매출 3662억원 영업이익 653억원으로 전년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년 645억원에서 작년 466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도 같은 기간 441억원에서 182억원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