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FI, 주가 상승에 배팅?..."당분간 매각 계획 없어"
입력 2022.05.11 07:00
    올해 9월부터 사모펀드 보유지분 12% '오버행' 이슈
    금리 인상에 호실적 기대감 높아 지분 계속 보유할 듯
    호실적에 주가 상승세 4만2000원선...부양의지 높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금융지주 재무적투자자(FI)들이 당분간 전환우선주(CPS)를 중심으로 한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계속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과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내에서 이들 이사회의 영향력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사모펀드가 보유한 지분 오버행 이슈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란 의사를 밝혔다.

      이런 이슈가 불거진 데에는 지난 2019년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IMM PE가 7500억원 상당의 신한금융 전환우선주(CPS)를 취득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IMM PE는 주당 4만2900원에 신한금융지주 지분 3.7%를 확보했다. 해당 CPS는 발행 1년 후부터 4년까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고, 4년 동안 전환권 미행사 시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약속된 바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이들 CPS는 보통주로 전환하게 된다. 

      전환시점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해당 CPS의 보통주 전환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IMM PE가 보통주 전환 보다는 시장에 매각을 결정한다면 작지 않은 물량이 풀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자사주 매입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점도 이들 지분이 시장에 풀릴 경우 늘어난 유통물량에 따라 주가가 하락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 차원으로 거론됐다. 

    • 신한금융 FI, 주가 상승에 배팅?..."당분간 매각 계획 없어" 이미지 크게보기

      비단 이들 뿐아니라 다른 사모펀드들도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어피너티와 베어링PE는 2020년 각각 신한금융 지분을 6050억원, 5532억원 매입했다. 이들의 주당 매입단가는 2만9600원이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 지분 3.83%와 3.50%를 취득했다. 해당 지분은 발행 후 2년간 매각이 제한되고 처분 시 신한금융지주가 지정한 제3자가 우선 매수권을 가진다. 해당 지분도 올해 9월 이후 인수한 지 2년이 지나 매각제한이 풀린다. 

      이처럼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지분만 12%에 육박하다 보니 이들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면 주가에는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선 당장 이들 지분 매각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는 금리 인상 분위기 속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0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1.89%로 전년동기 대비 0.12%포인트가 개선됐다. 당분간 이러한 금리 인상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NIM 개선에 따른 사상 최대 이익 실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한때 3만6000원까지 빠졌던 주가는 현재 4만2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IMM PE가 2019년 인수한 주당 단가에는 못 미치지만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된다. 2020년에 2만9600원에 투자한 어피너티와 베어링 PE는 이미 주당 1만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통상 사모펀드들이 인수금융 통해 투자에 나선다는 점에서 실제 수익률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주가 부양의지가 높다는 점도 이들의 수익률을 더욱 높여줄 것이란 분석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임을 위해서라도 주가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한금융 시총은 21조6197억원으로 KB금융지주 24조4525억원에 뒤져있다. 리딩금융지주 수성이 필요하다. 연초부터 신한금융이 자사주 매입 등 여러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비단 조 회장의 연임 이슈뿐 아니라 사모펀드들이 지정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사회 의장에 IMM PE가 지목한 이윤재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 의장은 경제기획원 예산실 과장, 재정경제원 은행보험국장 및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이사회 내에서도 신한금융 발전을 위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지주 호실적과 신한금융이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따른 주가상승이 예상된다”라며 “사모펀드들이 당분간 지분 매각 계획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