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장기신용등급, AAA에서 AA+ 강등
입력 2022.05.17 17:06
    경쟁사보다 낮은 RBC비율…21년말 184.6%
    내년 도입 IFRS17…한화생명 자본확충 부담 클 듯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생명이 보험금 지급능력 'AAA' 등급을 상실했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한화생명보험에 대한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부정적’ 전망으로 조정된 지 약 2년 만이다. 앞서 16일엔 한국신용평가가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신평사들은 일제히 급격히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한화생명의 자본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말했다. 나신평은 “업계 상위권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보험영업 부문의 현금흐름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투자영업이익 내 이익 변동성이 증대되면서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되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신평도 “누적된 저수익성으로 인해 자본여력이 타 대형사 대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2021년 12월 말 RBC비율은 184.6%로 부채구조가 유사한 타 대형사의 RBC비율이 300% 내외로 유지되는 점을 고려하면 자본여력이 낮다”고 말했다. 내년에 도입되는 IFRS17과 K-ICS 제도 도입을 앞두고 한화생명의 자본관리부담이 상대적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개선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기평은 “2020년과 2021년에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으나 총자산세전이익률이 하향 변동요인인 0.5% 미만에 머물렀으며, 최근 3년 평균(2019~2021년) 수치는 0.25%로 경쟁 3사(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의 평균치(0.48%) 대비 저조하다”며 “채권 교체 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처분이익과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손해율 상승 억제 등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을 고려하면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에 도입되는 IFRS17과 K-ICS에 대한 대응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민감도가 높은 장기·고금리확정형 보험의 포트폴리오가 높아서다. 

      한신평은 “IFRS17과 K-ICS 제도 도입을 앞두고 한화생명은 장기·고금리확정형 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 포트폴리오의 영향으로 금리리스크 등 요구자본 증가 부담이 높다”며 “제도 도입 관련 대응여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구조와 자본여력을 고려할 때, K-ICS 도입 시 자본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민감도가 높은 보험부채로, 매년 0.9%포인트 내외의 이차역마진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동안 채권교체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채권매각이익(2019년 4163억원, 2020년 8812억원)이 운용자산이익률을 보완하였으나, 채권매각이익 창출이 쉽지 않은 금리환경을 고려할 때 이차역마진 부담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기평도 “보험료적립금 중 예정이율 4% 이상 비중이 48%에 달해 업계 평균 대비 손실계약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금리확정형 부채비중이 높은 점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금리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한 금융관리기법)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평사들은 내년에 도입되는 IFRS17과 K-ICS에 한화생명의 대응력에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한신평은 “장기∙고금리확정형 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 포트폴리오의 영향으로 순자산의 금리민감도가 높고, 금리리스크 위주로 요구자본 관리 부담이 높다”며 “누적된 저수익성으로 인해 자본여력도 타 대형사 대비 충분하지 않은 상황으로, 상대적인 자본적정성 수준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