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후발주자의 한계?…성장성 입증 실패한 카카오뱅크
입력 2022.08.03 13:10
    시장예상치 하회한 2분기 실적 발표
    플랫폼 수익 작년 3분기 이후 지지부진
    가계대출 성장률 둔화되며 시장 우려 커져
    경쟁 은행과 '차별성' 보여주는 것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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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뱅크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요 수익원인 가계대출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증권업계의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실적발표회(IR)에서도 카카오뱅크의 하반기 성장 전략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그간 금융업계 후발주자로서 후한 밸류에이션을 받은 만큼 경쟁 은행과의 '차별적' 성장을 보여줘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3일 카카오뱅크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744억원, 57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6.8%, 17.7% 감소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미래 경기 전망을 반영해 충당금을 126억원 쌓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2분기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80억원, 7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발표된 실적보다 각각 31%, 23% 높은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들과 차별점으로 내세운 플랫폼 부문 수익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계좌 개설, 연계대출 등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사업은 작년 3분기(292억원) 이후 하락세다. 올해 2분기 플랫폼 수익은 216억원으로 집계되며 직전분기대비 14.6% 감소했다. 대출 및 주식시장 부진으로 거래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주요 수익원인 가계대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더해 금리인상 기조로 대출 수요가 위축되면서다. 2분기 대출성장률은 직전분기대비 3%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분기까지 계속된 분기당 약 7~8%의 증가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IR에선 카카오뱅크의 실적 부진 우려를 표하며 하반기 대응 전략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카카오뱅크의 광폭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투자자는 "올해는 여신 포트폴리오 개편에 집중할거라고 했었는데 이번 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은 1400억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거래량이 하락하면서 변화가 쉽지 않아보인다"라고 시장의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시장 상황 악화로 기대했던 것보다 주택담보대출 취급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전월세 대출 등 안정적인 담보대출 규모를 전체에서 70% 이상으로 올리려고 한다. 영업환경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지만 3~4년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매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4분기 소호대출 출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다른 투자자는 "4분기 소호대출 출시는 차질없이 진행 중인가"라며 "기존에 다른 인터넷 은행에서 유사한 상품이 출시되었는데 카카오뱅크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현재 기업뱅킹 프로세스는 공인인증서 등 편의성이 떨어진다"라며 "소호뱅킹 수신기능에 대한 편의성을 중심으로 차별성을 주고 런칭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2분기 실적 및 미래 수익성 전망을 두고 회의적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간 후발주자들 성장세에 힘입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지만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한 증권사 금융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뱅크는 대출 이외에 마땅한 성장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하반기 소호대출도 차별적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