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웃을 수 없다"…롯데쇼핑, 백화점 전망 '흐리고' 재무부담 여전히 '과중'
입력 2022.08.10 07:00
    CPI, 24년만 최고치…하반기 안심 못하는 백화점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차입부담 여전히 높아
    불확실한 하반기 전망…신평사들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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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쇼핑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캐시카우가 된 백화점의 전망이 뚜렷하지 않고, 이에 따라 재무구조도 눈에 띄게 개선되긴 어려울 거란 평가다.

      롯데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이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2.2%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68.5% 성장한 1040억원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일각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 시작됐다’며 하반기에도 실적을 이어갈 거란 전망도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반적으론 하반기 호실적을 점치기에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백화점 부문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하반기에는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하반기 추가로 예상된 기준금리 인상 등 여파로 유통 경기가 하락할 거란 전망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한 108.74로 23.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명품 및 스포츠 소비 증가 등의 영향에 백화점 부문이 주요 사업부문 중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했다. 그러나 유통 경기 하락 전망에 백화점 부문의 실적이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최근 백화점 의류 부분은 스포츠캐주얼 분야에서 판매가 많았다"며 "골프·테니스 등 일부 스포츠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신규 매출이 일시적으로 잘 나온 것으로 보이나, 겨울이 다가올 수록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백화점 부문은 중단기간 내 유의미한 실적 회복이 어려울 거라 예상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10%를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외출 및 해외여행 자제에 따른 가계 여유자금 증가와 ‘펜트업(Pent-up)’ 효과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펜데믹 상황 완화에 따른 단계적 일상회복과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인해 소비처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고 분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하락한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온의 전망도 밝지 않다. 롯데온은 저조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 온라인 소매유통 시장 내에서의 지위도 독보적이지 않아, 손익개선 시기를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9.2% 하락했다. 팬데믹 기간 일어난 보복소비 열풍이 끝나고 가전 교체 수요가 사라져 실적 반등이 어려울 거란 평가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는 에어컨 매출이 회복세에 있지만 냉장고 등 주요 백색가전과 TV 매출이 모두 10% 안팎으로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의 감소폭이 클 전망이다"며 "코로나19 시기 가전 수요 증가의 높은 베이스 영향도 있지만 리오프닝 이후 결혼 혼수가전, 럭셔리가전 수요가 백화점과 경쟁사로 이동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하반기에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에 롯데쇼핑의 재무구조 개선도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2019년 이후 보유 점포 리츠 편입, 롯데월드타워(8313억원)·모모홈쇼핑(2952억원) 등 자산 매각 등 보유자산을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하고 있으나, 차입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3월 순차입금은 약 12조3840억원으로 2021년 말 약 11조6710억원 대비 증가했다. 2분기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실적에 따라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신성장동력 확보·유통 채널 다변화 등을 위한 자금소요가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쇼핑의 하반기 전망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당분간 백화점 부문 실적 회복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중·장기적 펀더멘털 개선 여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온라인 부문에서 높은 경쟁강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백화점, 전자제품할인점 부문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대한 투자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산업 내 본원적 경쟁력 회복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