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그룹, 한진칼 주식 1000만주 이상 블록딜 처분
입력 2022.08.29 17:21
    한진칼 주식 17.02% 보유한 반도그룹, 주식 대거 매도
    3.83%는 LX판토스가, 이외 주식은 투신사 다수 매입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2대주주인 반도그룹이 보유지분을 대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6000억원대 규모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반도그룹은 지난 26일 한진칼 보유 주식 1000만주 이상을 블록딜 매매했다. 반도그룹은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17.02%(1136만1000주)를 공동 보유한 2대주주다. 

      반도그룹이 보유한 다수의 물량은 투신사 등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다수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일부는 LX그룹 계열사인 종합물류업체 LX판토스가 대신증권을 통해 매입했다. 매입 물량은 약 265만주(3.83%)로 약 16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LX그룹 지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고객사인데다 두 그룹 오너일가 간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LX의 지분인수는 항공화물 역량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작년 항공 물동량 14만1833톤으로 국내 1위인 LX판토스는 이를 올해 30% 더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반도그룹의 한진칼 이탈은 비우호적인 항공업황 및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등 불확실한 과제가 산적해있는 배경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미국 경쟁당국 내 승인 난기류가 포착, 양사 합병에 예상보다 엄격하고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보는 움직임이 있다. 2대주주로 추후 경영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입지였으나 분쟁 과정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절한 선에서 처분을 결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한진칼 주주는 조원태 회장 외(조현아 제외)가 18.86%, 반도그룹 17.02%, 호반건설 외 16.58%, 델타항공 13.21%, 산업은행 10.58% 등으로 구성돼왔다. 반도그룹의 이탈로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호반건설은 아직 우호주주 여부가 불분명하다. 호반건설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고, 경영에 개입할 계획은 없다고 한진그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