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리츠' 프리 IPO…공모가보다 낮은 리츠 주가에 '발목'
입력 2022.09.08 07:00
    삼성·한화·대신·인마크 예비 상장 리츠 대다수 프리 IPO 중
    증시 약세로 투자자 모집 난항…상장 리츠 대다수 공모가 하회
    자금 모집 '플랜 B' 부상…금융사 계열사 통한 내부 소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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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한화·대신 등 예비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대거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를 진행 중이다. 리츠 시장이 대형화되면서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선 곳들이 늘고 있는 영향이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 및 세일즈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예비 상장 리츠들의 투자자 모집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어서다. 리츠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석 달 전만 하더라도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상장 리츠들은 이젠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대다수의 상장 리츠 주가는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상장 리츠 중 약 60%가 2일 종가 기준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 이날 미래에셋맵스리츠 4270원, NH올원리츠 4400원, 디앤디플랫폼리츠 453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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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위험방지)으로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리츠는 임대료에 물가 상승을 연동시킬 수 있어 인플레이션 시기에 선방할 종목으로 꼽혔다. 

      그러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을 상회하면서 리츠의 배당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리츠의 부동산 매입 자금은 대부분 대출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경기침체 우려로 부동산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이에 상장 리츠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프리IPO에 참여할 유인도 줄었다는 평가다. 현재 추세로는 캐피털 게인(자본차익)은 커녕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프리 IPO에 참여할 경우 보호예수(락업) 기간에는 주가가 내려가도 매도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부동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예비 상장 리츠의 프리 IPO 투자는 꺼린다. 그간 연기금·공제회를 중심으로 리츠 투자가 활발했었는데 이젠 다르다"라며 "어차피 주가가 떨어질 테니 기업공개(IPO) 이후 투자하겠다는 곳들이 많다. 락업이 있다는 점도 프리 IPO 투자를 안 하려고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금융사를 계열사로 둔 예비 상장 리츠의 경우 공모 물량을 내부적으로 소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곳들은 대부분 금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