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걸림돌 될라'…우리금융, 낮은 자본건전성 한계
입력 2022.09.28 07:00
    경쟁 금융지주 대비 낮은 자본건전성, 하락 추세
    M&A 경우 현금성 자산 소진으로 자본비율 줄어
    신종자본증권 발행하고 있지만…유상증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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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낮은 자본비율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합병(M&A)으로 자산이 감소할 것을 고려하면 증권사 인수 여력이 넉넉지 않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의 하반기 해외 설명회(NDR) 일정에서 묘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잇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올해 시중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 중 가장 크다. 지난 7월엔 4000억원에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우리금융도 올해 2월과 7월에 걸쳐 총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은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다. 2분기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BIS 비율은 14.2%로 지난해 말보다 0.9% 떨어졌다. 15% 중후반대를 기록 중인 KB금융(15.64%), 신한금융(15.87%), 하나금융(15.86%)과 1.5% 이상 격차가 난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이번 분기 BIS비율은 하락했다. 환율 상승, 기업대출 증가 등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는 상황에서 낮은 자본비율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M&A로 자회사 주식을 인수하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자본비율이 하락한다. 증권사 인수 여력이 줄어들어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셈이다.

    • 2019년 바젤 III가 요구하는 시중 은행들의 총자본비율(경기대응완충자본 최대치인 2.5%를 부과한 경우를 가정했을 때)은 14% 이상이다. 우리금융의 BIS 비율 여력이 0.2%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른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여력도 0.5%포인트 수준에 그친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말 중형 증권사 인수에 무리 없다고 호언장담할 때만 해도 자본비율이 지금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1월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으로 BIS비율은 13%대에서 15%대로 안착했고, 보통주자본비율도 10%대에서 11%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2분기 기준 BIS비율은 14%대로 떨어졌고 보통주자본비율도 11% 턱걸이 상태다.

      하반기에도 기업대출 증가와 함께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 인수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사 인수 여력 감소로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을 수용하기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증권사를 인수할 때 신용공여 업무에 따른 우발부채를 함께 인수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은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으로는 높일 수 없어 개선이 까다롭다. 유상증자 및 당기순이익 증대를 통해서만 자본비율 상승을 꾀할 수 있다. 다만 기업대출 위주의 대출자산이 성장하는 가운데 순이익 증대는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동반해 쉽지 않다. 일반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도 주가 하락상황에서 선택하긴 어려운 방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가 자금조달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다음 달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 일정에 맞춘 해외 설명회(NDR)에서 투자유치를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대만의 푸본생명을 주주로 초빙한 경험도 있는 만큼 자본비율을 증대시키기 위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어떤 묘안을 마련할지 업계 관심이 크다고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BIS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금융(IB)사업마저 속도 조절에도 나선 분위기가 관찰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의 경우 BIS비율에 영향을 미칠까 1000억원 단위 투자도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