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의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투자, '한화와 인연' 우군들과 거래 종결 눈앞
입력 2022.11.09 07:00
    금융사 지원으로 순항 예고했지만 금리 인상에 전략 차질
    한화그룹과 관계 있던 베인·대신PE와 컨소 구성으로 선회
    당초 8월말 예정됐던 거래종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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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랜우드크레딧의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투자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시장금리 상승, 총액인수 금융사의 이탈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지만, 한화와 관계가 있는 다른 사모펀드(PEF)들을 우군으로 확보해 거래 종결을 앞두게 됐다.

      6일 M&A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크레딧은 이르면 연내에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인수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8월까지 마칠 계획이었지만 자금 조달이 늦어지며 미뤄지게 됐다.

      글랜우드크레딧은 1년 전부터 한화그룹과 여러 투자 방안을 논의하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투자를 결정했다. 3월 한화솔루션에서 분할될 첨단소재 사업법인(가칭 한화첨단소재) 지분 약 49%를 6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후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하나증권이 일찌감치 금융주선에 나서 거래가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후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투자 부담이 커졌다. 경영권거래(buyout)보다 목표수익률이 낮은 크레딧 투자자 입장에선 차입금리를 제하면 남는 이익이 많지 않다. 이에 지분투자(Equity) 비중을 높이기로 하고, 차입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국내 주요 크레딧 펀드들이 자금을 모으기 어려웠다. 자금 압박이 큰 주요 출자자(LP)들은 기대수익률이 낮은 크레딧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블라인드펀드를 가지고 있지 않아, 자금 전부를 프로젝트펀드로 모아야 할 상황이었다. 이에 우군을 확보해 모집 부담을 줄이는 쪽을 선택했다.

      글로벌 PEF 베인캐피탈과 먼저 손을 잡았다. 베인캐피탈의 투자규모는 최대 2000억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를 끝으로 지난 2018년 5조원대로 조성한 아시아 IV(4)호 펀드를 완전히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탈은 2018년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던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를 추진했다. 한화그룹으로부터 수익보장책을 얻어내지 못하며 무산되긴 했지만, 삼성-한화 빅딜 이후 남아 있던 지분을 사와 주요 계열사의 2대주주가 될 기회였다. 베인캐피탈은 한화그룹 사정에도 밝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도 막판 조력자로 합류했다. 투자규모는 약 500억원으로,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결성한 코인베스트먼트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일정이 촉박한 만큼 자금 집행을 위해 속도를 냈다. 실사부터 투자 결정까지 한 달 만에 마무리했다.

      대신PE는 한화 주요 계열사들과 투자 레코드를 쌓아 왔다. 2017년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한화S&C(현 한화시스템) SI 사업부에 투자했고, 2020년엔 한화솔루션과 손잡고 미국의 사솔(Sasol) 에탄크래커(ECC)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외 다른 계열사와도 거래한 이력이 있다.

      한화솔루션 분할 대상 사업부는 크게 경량복합 소재와 태양광 소재 부문으로 나뉜다. 글랜우드 컨소시엄은 두 사업부 모두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이번에 유치한 자금을 미국 태양광 제조시설 확대 등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중국 기업 대신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한 거래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태양광 사업은 효율성이 없었지만 이제는 진짜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화그룹의 사업은 IRA와 연관된 것이 많아 미국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