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매각후 '1대주주'는 누구? 구ㆍ신주 가격차 및 EQT 자금조달에 달릴 듯
입력 2022.11.15 07:00
    EQT파트너스, 쉴더스 FI 구주 및 신주 인수 추진
    SK쉴더스, FI 투자회수 및 성장자금 마련 필요해
    FI 지분 비싸게 사면 신주 투자 여력은 줄어들어
    자금 여력 변수…1대주주 원하지만 2대 머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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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스퀘어가 EQT파트너스와 SK쉴더스 투자유치를 논의하고 있다.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회수와 더불어 SK쉴더스 성장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인데 궁극적으로 경영권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EQT파트너스가 FI의 주식을 인수한 후 신주를 얼마나 싸게 사느냐, 얼마나 많은 투자금을 조달하느냐에 따라 1대주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M&A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지난달 말부터 자문사들의 도움을 받아 SK쉴더스 투자 실사에 들어갔다. 연말까지 실사 후 투자 구조를 확정할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지난 2일 ‘SK쉴더스의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 유치 및 지분매각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SK스퀘어(당시 SK텔레콤)는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맥쿼리PE) 컨소시엄과 함께 SK쉴더스(당시 ADT캡스)를 인수했다. 인수 기업가치는 약 3조원으로 평가했고, SK스퀘어가 인수목적회사(SPC)에 지분투자금(Equity) 7020억원(지분율 55%), 맥쿼리PE 측이 5740억원(지분율 45%)을 댔다.

      2020년 SK스퀘어 완전자회사 SK인포섹이 SPC를 흡수합병했고, 이듬해엔 ADT캡스도 흡수합병한 후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이 외 소규모 거래양수도 등을 거치며 SK쉴더스 지분율은 SK스퀘어 63.13%, 컨소시엄 36.87%가 됐다.

      EQT파트너스는 2대주주인 컨소시엄의 구주를 사들이고, 이후 SK스퀘어가 가지고 있는 구주 일부 혹은 SK쉴더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거래 규모는 조단위가 될 것으로 거론된다. SK쉴더스는 ‘공동경영’ ‘투자유치’라고 설명하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쳐 SK스퀘어가 시나브로 2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

      EQT파트너스는 스웨덴 유력가문 발렌베리그룹이 1994년 설립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이 100조원을 넘는다. 발렌베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멘토로도 자주 거론되는 곳이다. 한국 시장 투자에 관심을 가져 왔는데, 작년 SK쉴더스 상장전투자유치(프리 IPO) 유력 후보이기도 했다. 스웨덴 시큐리타스 다이렉트, 이스라엘 CYE 등 글로벌 보안 기업 투자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이번 거래는 작년에 합류한 서상준 EQT파트너스 한국 대표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EQT파트너스 한국법인은 핵심 인프라 투자를 보고 있으니 SK쉴더스가 입맛에 맞는 타입의 자산이다”며 “거래 규모가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인프라 성격으로 10년 장기 투자를 한다면 못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SK쉴더스는 프리 IPO 열기가 부진하자 바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지난 5월 무산됐다. 공모가가 높기도 했지만 공모 금액 대부분이 FI로 흘러간다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여윳돈이 많지 않은 SK쉴더스 입장에선 FI의 회수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투자자를 초빙할 필요성이 있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인수 당시 일정 시한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내부수익률(IRR) 6%를 적용해 FI 지분을 사주기로 했었다.

      EQT파트너스가 구주와 신주를 사는 과정에서 가치평가 문제가 불거질 수는 있다. 1대주주에 오르려는 투자자 입장에선 구주를 비싸게 사면, 이후 신주를 싸게 사기 어렵고 투자기업에 들어가는 신규 자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2대주주 지분을 싸게 사고 이후 보다 높은 기업가치로 신규 자금을 넣자니, 최대주주 경영권 변동에 대한 FI 동의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EQT파트너스가 가져갈 지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동종업계 1위 에스원의 시가총액이 2조400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변수다. 거래 막판까지 신주와 구주의 가치평가를 둔 고민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QT파트너스가 이번 거래에 얼마만큼의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긴 하지만 국내 자금 시장의 분위기는 차게 식어 있다. 본사 자금을 전액 활용하지 않는다면 국내서도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 차입 실익이 많지 않다.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대출에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투자가들도 출자 창구를 닫은지 오래다. EQT파트너스 입장에선 최대주주를 희망하겠지만 투자 실탄 규모에 따라서 2대주주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