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는 직무 대행, DGB는 재판 중…지방금융 지배구조ㆍ통폐합 이슈 '부각'
입력 2022.11.22 07:00
    지방금융지주 관리·감독 문제 수면위로
    경제 위기에 취약한 구조
    지방은행을 늘리자는 정치권 목소리 있지만
    오히려 통폐합 통해서 경쟁력 확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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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방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지배구조(거버넌스) 이슈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회장 개인비리 이슈로 자진사임 했으며, DGB금융지주는 회장이 재판 진행 중이다. 더불어 지방은행을 추가로 신설하자는 목소리와 반대로 지방금융지주 통폐합 필요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BNK금융지주의 김지완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진사임했다. BNK금융지주는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최근 건강이 악화해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 등을 이유로 사임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말까지였다. 지난달 국회 정기감사에서 김 회장 자녀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과 채권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회장의 후임으로는 정성재 BNK금융지주 전무가 대행한다. 

      비단 김 회장만이 문제가 아니다. DGB금융지주의 김태오 회장도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는데, 검찰에 의하면 이들은 2020년 4~10월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로비자금 350만달러(41억여원)을 현지 브로커에 전달했다. 여신 전문 특수은행인 DGB SB를 수신, 외환, 카드 업무까지 할 수 있는 상업은행으로 바꾸기 위해서 였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DGB금융지주가 캄보디아 정부 부동산 매입금액을 1900만달러(210억여원) 이상으로 부풀렸다며 특정경제법죄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김태오 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이다. 해당 재판 결과에 따라 DGB금융도 거버넌스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이처럼 줄줄이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이 개인비리로 자진사임하거나 재판을 받으면서 이들이 제대로 관리 감독 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DGB금융은 거버넌스 이슈에 더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실적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최근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비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며, 부동산 PF 시장 침체의 가시화로 비은행 부문의 실적 부진 및 건전성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DGB금융은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1.8% 감소한 1088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증권부문 실적이 3분의 1토막이 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 대구지역 부동산 침체가 DGB금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나마 JB금융지주가 3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내면서 지방금융지주 중에선 선방했다.

      이처럼 거버넌스 및 실적 이슈가 수면 위에 오르자, 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방금융지주의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정치권에서 충청지역, 강원지역에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설론'과 정 반대로, 기존에 있던 지방금융지주마저 정리가 필요하다는 '통폐합론'이 제기된다. 

      지방지주 통폐합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지방중소기업에 집중된 대출구조가 경제위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원화대출 증가액에 대해 60% 이상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을 적용받는다. 지방 경기에 민감도가 큰 중소기업들의 특성상 경제 위기에 취약한 구조고, 이들의 부실은 지방금융지주의 건전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특히 기업대출에서 대구, 부산, 경북은행의 제조업 비중이 30%를 상회한다. 반면 기업 수가 상대작으로 작은 전북, 광주은행은 대출의 상당수가 부동산에 취중해 있다. 양쪽 모두 지방경기 둔화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대출구조를 가진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지방금융지주의 PBR은 0.27배에 불과한 이유도 떨어지는 수익성, 건전성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시중은행과의 경쟁력 격차가 확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디지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떨어지는 지방금융지주는 이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기존 지방금융지주를 이용하는 젊은 층부터 이탈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방금융지주 수신기능 약화와 더불어 대출여력 감소에 따른 지방 중소기업 지원 역량도 떨어지게 된다. 

      거버넌스 차원에서도 주주구성이 다양해져 안정적인 과점체제가 구성되면, 회장의 개인비리 등에 대한 감시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가 부실화 할 경우 결국 정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오게된다"라며 "지방금융지주 거버넌스 개선 및 통폐합 등을 통해서 수익성 및 건전성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