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분위기 비교되는 LG엔솔-SK온…"주식 보상은 커녕 성과급도?"
입력 2023.01.04 07:00
    LG에너지솔루션, 락업 해제에 인당 1억2000만원 차익 기대
    SK온, 적자 지속…'캐시카우' SK이노와 분사 이후 성과급도 '아슬'
    "그룹 차원에서 보상 약속해 넘어왔는데…지금은 후회"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신년 분위기가 극명히 나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말 우리사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매도가 가능해지면서 직원당 평균 1억원 이상의 수익을 누릴 수 있게 돼 내부에서는 '1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기대감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SK온 상황은 다르다. 오랜 적자와 부족한 투자금에 성과급도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푸념이 들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월 27일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의 1년 보호예수가 끝난다. 지난 11월 11일 주가는 고점(62만9000원)을 찍고 가파르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30만원)보다 45% 가량 높다.

      매도 제한(락업)이 해제되는 물량은 792만4939주(작년 9월 말 기준)로 청약 당시 물량(815만4518주)와 큰 차이가 없다. 직원 대부분이 주식을 들고 있는 셈이다. 상장 당시 임직원 수 9123명을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약 1억2000만원의 차액을 낼 수 있다. 1인 평균 급여액이 74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18개월치 급여보다 더 많다.

      반면, SK온은 성과급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SK온은 SK이노베이션이 '기름 장사'를 통해 벌어온 돈으로 성과급을 받았으나, 2021년 10월 분사 이후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SK온은 지난 3분기 기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3사 가운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온이 LG에너지솔루션에 여전히 로열티를 물어주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양사는 2021년 4월 2019년부터 이어온 배터리 소송을 마무리했다. SK온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금 1조원은 이미 지급했으며, 로열티 1조원은 분납으로 구체적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열티를 분납하더라도 SK온의 3분기 매출(2조1942억원)과 영업적자(1346억원)를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평가다. 

      최근 SK온이 유상증자를 통해 당장 급한 불은 껐으나, 이미 계획한 투자를 집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추가적인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상황에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월 21일 SK온에 2조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마저도 2조원은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의 '수혈'이다. 2조원은 작년 발행된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나머지는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 데 사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SK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소요 투자 자금은 23조원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배터리 생산규모 확대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9조2614억원이다. 앞으로 진행될 투자 규모는 13조원 이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침체된 이후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SK온의 현금 흐름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우리사주조합 주식으로 '대박'이 예상된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SK온은 기업공개(IPO)도 아직 기약이 없다. 직원들은 최소 2025년까지는 주식 보상을 받지 못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IPO에 나서야 SK온은 물론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설비의 안정적 운영과 수익성 등을 실적으로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는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돼야 하고, IPO도 그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온 직원들의 사기저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황과 비교하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SK온 관계자는 "각종 보상 약속에 SK그룹의 엘리트들이 그룹 내 유망 부서로 꼽힌 SK온으로 넘어왔는데, 지금은 후회가 막심하다"며 "영업비밀 누설로 LG에너지솔루션과 분쟁이 생긴 이후로 업종 내 이직도 힘들어지고, 최근 유상증자 전엔 실적에 대한 압박도 없다보니 '이러다 구조조정 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