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비(非)은행이 '불효자'…올해 금융지주 건전성 최대 변수
입력 2023.01.10 07:00
    미국 연준 회의에서 고금리 정책 의지 표명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지속 전망
    신평사, 증권·캐피탈·저축은행 건전성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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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디레버리징'의 시대 금융지주 건전성이 올해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올해 금융주 주가 향방 키워드로 건전성을 꼽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2월 13~14일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서는 "정당한 근거 없이 통화정책 완화는 금융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향한 노력이 후퇴한다는 오해를 불러온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를 향햐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고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즉 시장에서 거론되는 금리인하에 대해선 선을 그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를 봤을때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최대 화두는 기준금리 인상 시작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득대비 과도한 부채를 줄여야 하는 '디레버리징' 여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사들의 건전성이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전체적으로 봤을때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는 상대적으로 여파가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는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최대 수혜를 입은 금융권 중에 하나인 증권사들은 금리변화에 따른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하반기 주식시장으로 몰렸던 자금이 안정적인 예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거래 대금이 줄어들고, 증권사 수탁수수료 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채권운용 손실 등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성 저하가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나타나기 전까지 은행 등으로 이탈한 고객이 다시금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캐피탈사들은 자금조달과 영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2년간 기준금리가 0.5%에서 인상된 가운데 법정최고금리는 24%에서 20%로 인하했다.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사는 시장에서 더 높아진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대출을 할때는 높아진 조달금리를 반영하는데 제약이 생겼다. 자연히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는 사실상 영업이 올스톱 상태다"라며 "캐피탈사 실적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위기에 가장 취약한 금융권으로 분류된다. 부동산 개발사업 중 브릿지론 단계가 가장 위험하다고 분류되는데 저축은행이 금융권 중에서 브릿지론 익스포져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부동산 PF 사업성이 낮아지면서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해당 부실은 저축은행으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를 종합적으로 봤을때 올해 금융지주 실적과 건전성은 부실 위험이 있는 이들 금융사들을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4대금융지주(KB, 신한, 우리, 하나)는 상대적으로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방금융지주는 이들에 비해서 건전성 우려가 크다. 특히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지주는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구지역 부동산은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부동산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지방 건설 사업장을 부실이 지방금융지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단 견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금융권 모니터링 포인트는 수익성 방어능력, 자산건전성 관리능력, 유동성 확보 능력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