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장 공석 누가 메우나...내부선 정상혁ㆍ정용욱 부행장 등 언급
입력 2023.02.08 07:00
    정상혁 부행장, 진옥동 행장 당시 비서실장 발탁...재무ㆍ전략 이력
    정용욱 부행장, 인사ㆍ영업 경력 많아...평판 좋고 '세대교체' 가능
    이외 전필환 그룹장ㆍ이인균 COOㆍ정운진 캐피탈 사장 등 언급
    '세대교체' 기치 내걸었던 신한금융..."조 회장 의중 또 반영될까"
    • 정상혁 신한은행 부행장(좌)과 정용욱 부행장(우) (사진:신한금융그룹,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정상혁 신한은행 부행장(좌)과 정용욱 부행장(우) (사진:신한금융그룹,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용구 신한은행장의 갑작스러운 공석을 메울 신임 은행장 인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 행장의 선임 전후 은행장 후보로 언급됐던 복수의 인사들이 다시 관심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은행 내부에선 정상혁 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과 정용욱 개인WM그룹장(부행장) 등의 발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 행장은 지난 3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건강 이상으로 인한 요양 필요성이 사임의 배경으로 언급된다. 선임된 지 불과 6주만의 전격적인 퇴진이다. 신임 은행장을 선정하기 위한 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이르면 8일 오후 열린다. 경영 공백 방지를 위해 가급적 빠르게 후임 인사를 진행한다는 게 이사회의 계획이다.

      자연히 한 행장 선정 당시 은행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인사들이 다시 조명을 받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 중 하나는 정상혁 부행장이다. 정 부행장은 1990년 입행해 인사부 및 서울 강남 요지의 지점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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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2019년 진옥동 신한은행장 취임 당시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진 행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 회장에 오를 진 내정자와 손발이 가장 잘 맞는 인사로 언급된다. 비서실장 역임 이후 경영기획그룹장, 자금시장그룹장을 거치며 은행의 재무ㆍ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원 승진 이후 본사 주요 보직 경험이 비교적 짧다는 배경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증이 덜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1964년생으로 나이가 한용구 행장보다 두 살 많은데다, 진옥동 회장 내정자(1961년생)와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세대교체'라는 의미가 퇴색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용욱 부행장도 주요 후보 중 첫 손가락에 꼽힌다. 1992년 입행해 인재개발부 부장과 서진원 전 행장 당시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은행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인사ㆍ영업 부문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다. 2021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지금은 개인ㆍWM그룹장을 맡아 리테일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1966년생으로 한용구 행장 발탁 배경 중 하나인 '세대교체' 정신을 계승할 수 있다는 점이 정 부행장의 강점 중 하나다. 인사관리와 영업능력이 중요한 은행장에 적합하고, 행 내 선후배 사이에 평판도 좋은 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은행장 선정 당시 후보군 중 하나였던 전필환 디지털혁신그룹장 역시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65년생으로 일찌감치 차기 리더로 육성돼온데다, 2021년 디지털그룹장 부임 이후 성과도 내고 있다. 다만 일본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쌓은 '일본통' 이미지가 진옥동 회장 내정자와 겹친다는 점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그룹 운영부문장(COO)를 맡고 있는 이인균 부사장이나 그룹의 투자금융(GIB)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이인균 부사장은 조용병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2015년 당시 은행 비서실장으로 조 행장을 수행했고, 이후 지주 경영지원팀을 거쳐 오랫동안 조직 운영을 담당해왔다. 

      정 대표는 전략 및 IB,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두루 거친데다 영남 출신으로 호남 출신 진 회장 내정자와 지역 안배 차원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역시 행장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은 지난해 말 계열사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일단 이번 행장직 후보에서는 빠지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며 내세운 구호가 '세대교체'였고, 이후 한용구 행장 인선을 비롯해 계열사 임원 인사가 이 구도로 진행됐다"며 "지난해 말 자회사 사장단 인사는 조용병 회장이 주도했다는 게 중론이지만, 퇴임을 한 달 여 남긴 상황에서 이번 행장 인사에도 영향력을 계속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