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용등급 AA+로 상향…현대차와 어깨 나란히
입력 2023.03.13 17:44
    지난 2분기부터 영업이익 꾸준히 2조원 넘어
    생산·판매량 회복…유럽·미국·인도 점유율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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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아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이번 조정으로 기아는 현대자동차(AA+/안정적)와 신용등급이 같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13일 기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신평은 ▲제품믹스 개선, 판매단가 상승에 따른 외형 및 이익창출력 확대 ▲생산·판매량 회복, 주요 시장 점유율 개선 등으로 제고된 이익창출력 유지 전망 ▲현금흐름 선순환 구조에 기반한 재무구조 개선 지속 예상 ▲글로벌 생산·판매 기반 다각화, 생산 차종 다변화 등 우수한 사업경쟁력이 신용도 결정 요인이라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 86조6000억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규모 품질비용(1조5400억원)을 인식한 지난 3분기를 제외하면, 분기 영업이익이 꾸준히 1조원을 넘고 있다. 특히, 지난 2분기부터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이익창출력이 제고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레저용차(RV) 판매비중 확대됐으며 동일차종 내 상위트림 및 옵션 채택률이 증가했고 인센티브가 줄었다. 이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공급망 경색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지만, ASP 상승이 원재료비 상승폭을 상회해 대당 공헌이익(ASP-대당 원재료)이 확대됐다.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율 감소 효과도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기아는 점진적인 생산·판매량 회복, 주요 시장 내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제고된 이익창출력을 이어나갈 거란 전망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점차 완화되며 기아의 글로벌 생산량은 2021년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되는 추세다. 풍부한 주문대기(백오더) 물량 등 견조한 대기 수요를 감안할 때 생산 정상화는 판매량 증가로 연걸돼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도체 부족에 대응한 적절한 생산관리, 신차 상품성 개선 등으로 유럽·미국·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 EV6를 비롯해 친환경차도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사업경쟁력이 강화되고 브랜드 인지도가 개선돼, 공급이 정상화되는 국면에서도 판매 인센티브가 경쟁사 대비 낮게 유지되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잉여현금도 지속해서 누적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필요한 투자자금을 자체 충당하며 잉여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기아는 생산라인 개조·유지보수, 해외공장 신축 등으로 연간 2~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와 미래사업 관련 지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연결 기준 순현금은 2019년 말 2조3000억원에서 2022년 말 11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지표도 1.5배에서 0.8배로 개선했다.

      성호재 한신평 연구위원은 "향후 전동화 대응,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의 미래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 부담에도 불구, 확대된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투자자금 소요를 자체 충당하며 재무구조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