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PEF 성과보수 KDB인베ㆍ프리미어ㆍH&Q 등 쏠쏠…직원 급여는 천차만별
입력 2023.04.21 07:00
    KDBI, 대우건설 매각으로 800억 성과보수…급여지급은 80억대 그쳐
    최근 회수 성과 좋았던 프리미어ㆍH&Q 등 수백억원 보수 받아
    IMM 패밀리, 스틱, 웰투시 등 유력 운용사도 대규모 급여 지급
    작년 유동성 기근속 대체로 부진…관리보수에 살림 의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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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GP)들은 거래 침체로 투자와 회수, 펀드 결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직전해가 유례없는 유동성 호황기였기 때문에 성과가 더 극명하게 대비됐다.

      그 와중에도 대형사들은 빈티지 블라인드 펀드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관리보수(Management Fee)로 살림을 꾸렸고,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성과보수(Carried Interest)를 받으며 부러움을 받는 곳들도 있었다. 그간 이름과 실적을 쌓아온 운용사들이 변동 장세에서도 안정성을 보였다.

      성과보수를 많이 받은 GP들은 상당량을 직원 급여와 보너스로 썼다. 일부 운용사의 경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후선 지원 인력을 제외하면 창업주와 소수의 파트너들은 막대한 돈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관(官) 성격의 GP들은 성과에 비해 직원들에 배분되는 금액이 많지 않았다.

      작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운용사들 가운데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눈에 띌 정도로 대규모 성과보수를 받았다. 2020년 86억원, 2021년 99억원의 수수료수익을 올렸는데 작년엔 8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1호 관리 자산인 대우건설을 매각한 덕이다. KDB인베는 2019년 대우건설 지분 50.75%를 1조3606억원(자기자금 8606억원, 차입금 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고, 작년 중흥그룹에 2조670억원을 받고 팔았다.

      직원수대로 나눠보면 1인당 5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벌어들인 셈이다. 

      다만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급여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직원들에 지급된 총 급여는 성과보수의 1/10 수준인 약 90억원에 그쳤다.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로 출범했고, 산업은행이 주는 관리보수로 살림을 의존해온 만큼 회수 성과도 상당 부분 회사에 그대로 남겨둬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원들엔 일부 상여가 지급됐지만 이대현 전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대부분은 별다른 성과급을 챙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CR(구조조정)사업부문에서만 수수료와 배당금 수익으로 600억원 이상을 거둬들였는데, 이 부문 직원들(30명)이 받은 급여는 1인당 약 1억5000만원씩 총 46억원 수준이다. NPL(부실채권)사업부문까지 포함한 작년 인건비는 163억원이었다.

    • 독립계 GP 중에선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상당한 성과보수를 받아갔다. 

      2021년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에서 263억원의 성과보수를 챙겼는데, 작년엔 프리미어슈페리어제2호 PEF에서의 519억원을 포함해 700억원 이상의 성과보수를 챙겼다. 이 PEF는 2020년 SK아이이테크놀로지 프리IPO에 참여해 2021년 회사 상장 시 구주매출, 2022년 잔여지분 블록세일 등으로 막대한 투자 차익을 거뒀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만 20억원에 육박한다.

      H&Q코리아파트너스는 케이에이치큐제삼호 PEF(2013년 11월 등록)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PEF에선 초기 3년간 출자약정총액, 이후엔 투자잔액의 1.2%가 관리보수로 지급됐다. 한동안 회수가 지연되면서 운영비용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는데, 2021년 1161억원, 작년 463억원의 영업수익을 내며 반전에 성공했다. 2021년엔 기록적인 회수 수익률로 주목받은 잡코리아 매각이 성사됐고, 작년에는 플레이타임그룹을 팔았다. 11번가 회수가 지연되며 PEF 청산 작업은 늦어지고 있다.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 IMM크레딧앤솔루션은 안정적인 관리보수로 한 해를 났다. 펀드 결성 강자인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는 매번 빈티지 펀드 규모를 키우고 있다. 펀드를 늘리고 키울수록, 빈티지 펀드들이 겹치는 구간이 길수록 보수도 많이 받아갈 수 있다.

      IMM PE는 작년 3호와 4호 블라인드 PEF에서만 300억원의 관리보수를 받았고, 전체 관리보수와 배당수익을 합쳐 400억원 가까이 챙겼다. 700억원 이상을 거둔 2021년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2021년엔 2호 펀드에서도 313억원의 관리보수를 받았지만 작년엔 받지 않은 영향이 컸다. 청산 작업 중인 2호 펀드의 마지막 포트폴리오는 교보생명이다. 작년 급여는 2021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작년 PEF와 VC 부문을 합해 총 660억원의 관리·성과보수를 거뒀다. 2021년 결성한 페트라8호, 인프라제9호(약정액 6315억원) PEF 등 운용이 본격화하며 관리보수가 늘었다. PEF 성과보수는 2021년 123억원에서 작년 2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급여 역시 80억원 이상 줄었다.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2020년 설립된 ICS는 아이엠엠에코솔루션, 코리아배터리앤이에스지(5304억원), 아이엠엠롱텀솔루션(1210억원) 등 1조원 이상의 PEF를 운용하고 있는데 작년 관리보수로 125억원을 챙겼다. 작년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을 인수했고, 삼성생명에서 8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21년 44억원이던 전체 영업수익이 작년엔 212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급여도 39억원에서 94억원이 됐다. 작년 1인당 평균 급여는 10억원에 육박한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작년 에이앤더블유 제1호 PEF에서 141억원의 관리·성과보수를 거뒀다. 해당 PEF는 어센트PE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부품사 윌비에스엔티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했는데, 작년 윌비에스엔티를 매각하며 30%에 달하는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10억원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작년 관리·성과보수로 약 340억원을 거뒀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급여로 나갔다. 채진호 PE부문 대표는 하이브 등 투자 성과로 2021년 170억원의 보수(스톡옵션 별도)를 받았고, 이번엔 20억원가량의 보수 총액을 기록했다.

      친환경 투자에 집중하는 E&F PE는 운용수수료 수입이 2021년 88억원에서 2022년 133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 12월 결성한 2호 블라인드펀드(5264억원) 등의 관리보수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펄마캐피탈은 3~5호 블라인드펀드에서 매년 수십억원씩의 보수를 안정적으로 받고 있다.

      전문 VC 운용사 중에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100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거뒀다. 두나무 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낸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에서만 785억원의 보수가 나왔다. 이 펀드를 이끈 김제욱 부대표는 웬만한 PEF 운용사 1년치 급여에 해당하는 상여금(278억원)을 챙겨 눈길을 모았다. 남성 투자심사역 16명 평균 급여는 22억원이다.

      작년엔 유동성 기근이 심화하며 많은 PEF 운용사들이 애를 먹었다. 출자자(LP)들이 자금줄을 조이니 프로젝트펀드가 자취를 감췄고, 기존에 블라인드펀드를 꾸린 곳만 관리보수로 살림을 이어가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괄목할 성과를 내며 성과 보수와 상여 잔치를 벌인 곳도 있었지만 그 수는 손에 꼽았다. 거래 자체가 줄어 성과보수 자체가 없거나 줄어든 곳도 있었다.

      올해도 아직 유동성의 힘이 회복되지 않고 국내외 매크로 변수는 많다. 안정적인 관리보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GP간 펀드 결성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해 투자 및 회수를 거른 만큼 올해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있다. 올해 운용 전략과 경제 환경 변화 등 변수에 따라 PEF의 성적표가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