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급 올라선 에코프로비엠, 회사채 시장에서도 '라이징 스타'?
입력 2023.05.02 07:00
    나신평에 이어 한신평도 등급 상향 이뤄질 듯
    회사채 발행 수월해지고, 재무건전성도 도움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 에코프로비엠
    회사채 발행으로 부족한 투자금 마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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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이 A급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차입을 통해 설비투자금을 메웠던 에코프로비엠은 채권시장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환경이 마련됐다.

      지난 27일 NICE신용평가는 에코프로비엠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A-'으로 상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은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향후 신용등급이 'A'로 올라갈 가능성도 열어뒀다. 단기신용등급도 'A3+'에서 'A2-'로 올렸다. 

      전기자동차(EV)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매출 규모가 크게 확대됐으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NICE신용평가는 전방 산업의 높은 성장성에 힘입어 에코프로비엠의 매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전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8547억원에서 2021년 1조4856억원, 2022년 5조3576억원까지 늘었다. 전기차(EV)용 제품 매출액은 같은 기간 3098억원, 6486억원, 3조1572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하며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박종일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에도 전기차 확대가 이차전지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사는 전기차용 이차전지에 적합한 고에너지밀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사업기반도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삼성SDI·SK온 등 주요 이차전지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계열회사에서 대부분의 원재료를 매입하고 있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고객 수요에 맞는 대응 능력도 갖췄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계 NCA 제품과 NCM 제품 모두 개발·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리튬인산철(LFP)을 제외한 양극재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6.6%)를 기록했다.

      2016년 이후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익창출 확대로 양호한 채무상환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일 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인해 재무구조가 점진적으로 저하될 전망이다"며 "그러나 이차전지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이익창출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이며, 차입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채무상환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도 다가올 6월 정기평가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한신평이 부여한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은 'BBB+(긍정적)'이다.

      한신평은 등급 상향 요인으로 ▲양극재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바탕으로 고객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이익창출력 제고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 지표가 30% 이하에서 유지되는 경우로 꼽았다. 에코프로비엠의 순차입금의존도는 2022년말 11.6%로 2021년말 32.9% 대비 줄어들었다.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이 본격적인 A등급으로 진입하게 되면 기관들이 회사채를 담을 수 있게 되면서 회사채 시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창구를 마련할 수 있다. 

      그동안 에코프로비엠은 주로 일반 차입이나 증자를 통해 부족한 설비투자금을 메웠다. 차입금은 2016년말 1005억원에서 2022년말 9452억원으로 약 9.4배 늘어났다. 또한 유상증자를 활용해 2019년 1782억원, 2022년 6246억원을 충당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다. 

      에코프로비엠은 2021년 7월 만기 1년 320억원, 만기 2년 500억원 등 총 820억원어치의 회사래를 발행한 바 있다. 올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데, 상승한 신용등급으로 만기연장(롤오버)을 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에도 성공적으로 수요예측이 이뤄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채권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투자 확대 등 자금이 필요한 회사는 필요한 금액 이상으로 여유롭게 발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에코프로비엠도 회사채 시장에 크게 등장할 것 같다"며 "내부 가이드라인 상 A- 이상 등급만 담을 수 있어 당시 에코프로비엠 회사채 담지 못했지만, 추후 회사채를 발행하면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