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오너일가' 신사업 활발…컨설팅에 CVC까지
입력 2023.05.03 07:00
    구본준 회장 장남은 홀딩스 산하 컨설팅 대표
    CVC 설립 움직임 속
    구 회장 딸 영입 가능성 거론
    그룹차원의 승계 작업 위한 M&A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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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X그룹이 LG와 계열분리 2년 만에 대기업에 지정됐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총수의 반열에 올랐다. 빠르게 외형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그룹이 덩치를 키움과 동시에 그룹의 지주사인 LX홀딩스도 신사업을 늘려나가고 있다. 컨설팅부터 벤처투자를 하는 CVC까지 구본준 회장을 중심으로 자녀들도 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LG그룹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회장에 오르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5개 회사를 갖고 독립했다.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등 4개사가 자회사로, LX판토스가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 LX그룹은 자산 총액 11조2734억원, 기업집단 순위 44위로 성장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지정을 받기는 했지만, LG그룹을 이끌던 구 회장 입장에서는 성에 차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일련의 M&A를 통해서 사업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LX그룹이 사세를 확장하면서 구 회장의 자녀들도 경영 일선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개발원 역할을 하는 LX MDI가 설립되자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홀딩스 부사장이 LX MDI의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LX MDI는 LX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그룹 계열사의 경영진단 및 컨설팅 업무를 수주해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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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관계자는 "구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베일에 가려있다"라며 "MDI 대표를 맡고 있지만, 공식석상에 잘 드러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구 회장의 딸 구연제 씨는 LX홀딩스가 신사업으로 준비중인 CVC에 합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LX홀딩스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CVC 설립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연제 씨는 LB인베스트먼트 등 VC 경험을 두루 쌓고 있다. 다만 설립 시점에 대해선 아직까지 명확하지는 않다. 

      LX벤처스 설립에 대해 LX홀딩스는 "LX벤처스 설립을 위한 내부 논의 및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LX홀딩스의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 등이 CVC 설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LX홀딩스는 계열사 배당만을 통해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작년 배당으로 거둔 수익은 1029억7100만원이다. 

      이 중 급여로만 179억원을 지급했다. 구 회장은 급여로 65억원, 구 부사장이 5억원을 가져갔다. 여기에 올해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하면서 배당으로만 240억원을 지급했다. 구 회장은 48억1800만원, 구 부사장은 28억7300만원, 구연제씨는 20억7700만원을 수령했다. 오너일가가 수령해간 배당액은 약 103억원이다. 

      올해에는 배당수익은 작년의 절반수준인 690억원에 불과하다. 줄어든 배당은 브랜드 수수료로 거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X홀딩스는 인터내셔널, 판토스, 하우시스, 세미콘, MMA, 부산신항물류센터와 'LX' 상표권 수수료 계약을 체결했다. LX홀딩스에선 CVC 등 신사업을 위해선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그룹의 주요 M&A는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아닌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에서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인수한 한국유리공업은 LX인터내셔널과 사업적 연관성이 높지 않음에도 자금력이 있는 곳이 LX인터내셔널이다 보니 인수 주체로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 나오듯 당장 승계작업이 빠르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구 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LG그룹처럼 '장자승계' 원칙이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구 회장의 경우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 회장에게 LG그룹의 경영권을 넘겨주었지만, LG그룹 부회장 시절만하더라도 고 구본무 회장 다음으로 많은 (주)LG 지분을 갖고 있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장자승계 원칙 때문에 LG그룹 경영권을 놓았던 구 회장 입장에선 LG그룹 가족 간 소송 등을 봤을때 소회가 남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