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관심 한 몸 받는 캠코…구조혁신펀드 선정에 유리한 운용사는?
입력 2023.05.03 14:49
    2800억 규모 블라인드펀드 출자
    위탁운용사 총 5곳 선정 계획
    "구조조정 이력 입증된 곳"
    "1~2차 사업 지원 운용사 유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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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곳을 꼽자면 단연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국내 자산들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기업의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관리 등 캠코의 주 사업분야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지고 있다.

      캠코는 올해부턴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운용 권한을 넘겨 받으면서 블라인드펀드의 출자 사업까지 진행하게 됐다. 캠코가 진행하는 구조조정펀드(블라인드)의 사실상 첫 출자사업인만큼 돈독한 관계를 맺어 놓기 위한 운용사들의 물밑 움직임이 상당히 치열하다.

      캠코는 총 5000억원 규모(캠코 1560억원, 산업은행 1495억원, 수출입은행 1110억원, IBK기업은행 835억원 출자)의 기업구조혁신 모펀드를 운용한다. 캠코는 지난 2일 공고를 내고 하위 펀드의 위탁운용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블라인드펀드에 대한 모펀드의 출자 규모는 2800억원으로 총 5곳의 운용사를 선정한다.

      구조혁신펀드의 컨셉은 명확하다. 현행법(기업활력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 또는 금융권의 협약에 따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목적으로 한다. 사전적·사후적 구조조정 모두 투자대상에 포함한다.

      주목적 투자 분야가 명확한 만큼 이번 출자사업에서도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이력을 보유한 운용사가 다소 유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캠코가 기존부터 구조조정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구조혁신펀드와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출자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선호도가 높은 운용사가 있다기 보단 구조조정 시장에서 역량이 입증된 운용사, (구조조정) 실적이 있는 운용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전문 운용사들은 과거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형태로 존재했다. 2009년 도입한 CRC제도는 부실화한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 투자하고, 부실 자산을 정리함과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통해 투자자는 수익을, 투자 기업은 정상화 또는 정리 과정을 밟게 끔하는게 주요 목적이었다. 해당 제도는 부실기업의 수가 줄어들고 투자가 활성화하지 못함에 따라 2009년 폐지됐는데 큐캐피탈파트너스, KTB네트워크(現 우리벤처파트너스) , IMM인베스트먼트 등과 같이 PEF·벤처캐피탈(VC)의 모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사실 이번 출자 사업에서도 과거 CRC 이력을 보유한 운용사들이 상당히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애초 캠코의 설립 취지, 그리고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투자 목적 및 성격과 상당히 유사한 탓이다.

      과거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한 1~2차 구조혁신펀드에 지원했거나 실제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기업들이 또다시 물망에 오를 수 있단 평가도 있다.

      중형급 PEF 운용사 임원급 관계자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시작한 2019년도 1차, 이듬해 2차 사업에 지원한 운용사들이 다시 한번 도전해 볼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며 "캠코에서도 구조조정 이력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만큼 GP들간의 합종연횡도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개별 펀드의 결성금액이 최소 1000~2200억원 수준인점, 그리고 주목적 분야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한정돼 있는 점을 을 비쳐볼 때 이번 사업에서 대형 PEF 운용사들의 지원을 예상하긴 어렵다. 다만 구조조정 이력이 있는 운용사 그리고 펀드레이징에 역량있는 운용사들이 손잡고 지원해 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캠코 측 또한 공동운용사(Co-GP)의 지원 또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위탁운용사의 최종 선정은 오는 6월 말로 계획돼 있다. 지원서 접수는 이달 23일까지이다. 캠코는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운용사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지원서 검토와 실사 등의 과정이 지연되면 최종 선정 일정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블라인드펀드 출자와 별개로 캠코는 모펀드의 잔여 재원 2200억원은 프로젝트펀드에 수시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주목적 투자 분야는 구조조정 대상기업으로 블라인드펀드와 유사하다.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울수록, 구조조정펀드 그리고 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캠코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8명으로 구성된 캠코 내 구조혁신펀드 담당부서(기업지원본부 펀드운영부) 또한 인원을 충원하며 확장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