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새 회계기준 첫해 자본잠식에서 우량 보험사로…보험사 실적 '대혼란'
입력 2023.05.08 07:00
    농협생명, 올해 1분기 자본잠식 벗어나고
    킥스 비율 200% 넘어
    재무 건정성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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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실적 발표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은 더욱 커졌다. 농협생명의 경우 이전 회계기준으로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후에는 우량 보험사로 탈바꿈했다. 

      투자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회사의 알맹이는 변한 것이 없는데 회계기준이 바뀐 이후 회사의 재무사정이 180도 뒤집어져서다.

      농협생명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농협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11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6.3% 증가했다. 1분기 실적 중 역대 최대 실적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계약서비스(CSM) 잠정치는 4조5500억원으로 직전 분기 4조2600억원 대비 2900억원 증가했다"라며 "계약서비스마진 상각 통한 보험손익이 증가로 순익도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작년 말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작년 말 기준 농협생명은 자본이 마이너스(-)1452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이 5조3986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 시가평가가 적용되면서 금리상승기 부채 규모가 줄어들면서 자본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자본 증가로 농협생명의 킥스(신 지급여력제도) 비율은 296.1%를 기록했다. IFRS17하에서 적용되는 킥스 비율은 200%가 넘으면 건전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이전에 적용되었던 RBC비율은 150%를 밑돌던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다. RBC 150% 이하에선 감독당국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 자본확충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농협생명은 그간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서 자본확충에 나섰다.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으로 농협생명이 우량 보험사로 탈바꿈하자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한다. 회계기준이 바뀌었다고, 회사가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험계리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으로 해당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한다. IFRS17이 가정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금리 변화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순이익의 경우도 매 분기마다 숫자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고 본다. 금리 가정에 따라 CSM의 변화가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순이익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계리 전문가는 "1분기 실적으로 보험사 실적에 대한 평가는 힘들다"라며 "올해 내내 실적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