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연 7.5%는 보장해줘야"…웬만한 수익률론 LP 지갑 열기 어려운 PEF들
입력 2023.05.26 07:10
    기준금리 상승에 조달비용 전이
    높아진 LP 눈높이에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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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공제회, 연기금 등 주요 출자자(LP)들이 프로젝트 펀드에 대한 최저 보장수익률 요구 수준을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에 LP들의 출자 기조도 보수화했는데 이 같은 움직임에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게임사 지분 인수를 위해 모집 중인 프로젝트 펀드에 8%대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조건이 내걸렸다. 그간 PE들이 LP로부터 요구받던 보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IMM CS)가 KT클라우드 지분 인수를 위해 결성한 펀드, SKS PE가 SK에코플랜트와 공동으로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모두 7~7.5%대의 보장 수익률을 제시한 바 있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내부수익률(IRR) 7.5%로 하방 리스크를 막고, 향후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때 수익률 업사이드(성장여력)를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나쁘지 않은 딜(Deal)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라며 "이에 PE들도 펀드 자금 모집을 위해 보장 수익률을 상향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온이 대표적이다. SK온은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과정에서 최초로 제시한 5%대 보장 수익률을 7.5%로 상향조정했다. 예상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조(兆) 단위인 SK온으로선 자금 조달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근 펀드레이징에 나선 일부 PE들은 자금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5%대 보장 수익률로는 LP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투자할 자산의 성장 여력 보단 투자구조의 안정성이나 타 출자기관의 '이름값'이 더 부각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LP 단에서 'SK 같은 대기업 계열사도 7%를 보장해준다'고 하며 '7%=SK금리'란 신조어도 생겼다"며 "보장 수익률을 중시하는 기조는 특정 기업이 아닌,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LP들은 유동성 경색에 대비, 5~6% 수준의 조달 금리를 감당하며 자금을 마련했다. 이를 상쇄할 수준으로 내부수익률(IRR)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한 PE업계 관계자는 "LP들이 최저 보장 수익률을 과도하게 요구한다기 보단 변동성 확대로 투자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안전자산인 국채나 대출펀드 등 5%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단기 운용처가 많은 시점에서, 프로젝트 펀드 수익률의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