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 지분율·안전장치 놓고 막판 고민 치열
입력 2023.06.02 07:00
    개별 조건 협상 막바지, 조만간 SPA 체결
    미래 파이 남기느냐, 회수 극대화냐 고민
    블랙록, 지분 30%에 경영 관여 의지 낮아
    브룩필드에 50% 팔면 LP 자금 상환 유리
    경영에 관심 KKR, 제안 수정 여부에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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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인수 후보들이 매각자가 만족할 기업가치를 제시한 가운데 매각자가 어느 정도 지분율을 어떤 조건으로 내놓을지 결심할 단계가 가까워진 모습이다. 30% 지분을 빡빡하지 않은 조건을 내건 곳에 팔지, 지분 절반 가량을 이번 기회에 정리해 대규모 회수 성과를 출자자(LP)에 돌려줄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IMM PE와 소수지분 매각 주관사 BofA, CS는 인수 후보자들과 막판 개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별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거래 상대방과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중 계약 체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IMM PE는 작년부터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을 검토했고, 올해 들어 절차를 본격화 했다. 지난 3월 예비입찰엔 10여 곳의 글로벌 투자사들이 참여했고, 이달 본입찰에는 블랙록, 브룩필드, KKR, CVC캐피탈 등이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블랙록과 CVC는 지분 30%, KKR과 브룩필드는 지분 50% 인수 제안을 냈다. 모두 인프라 성격 자금을 활용하는 전략을 짰다.

      IMM PE는 이후 거래 조건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인수후보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사회 자리 등 경영권 참여, 보장 수익률, 향후 경영권 지분 매각 시 공동매각권(Tag along)이나 우선매수권 부여 등 다양한 조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거래 관계자는 “매각자가 투자자의 하방 위험을 얼마나 막아주느냐를 두고 막판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부터 유력한 원매자로 꼽힌 KKR이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KKR은 당초 지분 50%를 인수하고 공동경영에도 나서는 안을 제안했는데, IMM PE가 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부터 비경영권 거래로 추진된 만큼, 완주하려면 조건 수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KKR의 이탈 가능성을 점치는데, 아직까진 여러 절충안을 매각자에 제시하며 기회를 엿보는 것으 알려졌다.

      블랙록은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인수하길 희망하고 있다. IMM PE는 에어퍼스트의 한국과 미국 사업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매각 지분율을 30% 수준으로 최소화하길 바랐다. 인수 희망 지분이 낮다 보니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 칠 수 있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분 100% 기준 3조원 중반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거론된다. 금액이나 조건 면에서 매력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블랙록이 한국에 PEF 유사 방식으로 투자한 경험이 없다는 점은 걸리지만, 패시브 성격 자금을 주로 운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영 관여 의지가 낮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최근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고 가용 자금도 많은 터라 거래 종결의 확실성도 높다. 인수금융 조달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블랙록은 한국에 PE 형태로 투자한 경험은 없지만 패시브 성격 자금만 넣고 운영에는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입찰 금액도 잘 써서 낸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브룩필드는 에어퍼스트 지분 50%가량을 원하고 있다.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은 당초 회수 성과를 보여달라는 LP 요청에 의해 추진됐다. IMM PE 입장에선 지분 절반을 팔면 미래 성장 과실이 줄어들지만, 당장 회수액을 늘릴 수 있다. 에어퍼스트 지분 매각 시 인수금융을 먼저 상환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지분 절반을 팔면 차환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LP들에 자금을 넉넉히 돌려줄 수 있다. 시장에선 금액 면에서 KKR을 앞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룩필드는 작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설비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이 설비는 SK하이닉스에 산업가스를 공급하고, 에어퍼스트는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이다 보니 경쟁사에선 이해상충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에어퍼스트도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평가다. 유사 사업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 승인 문제는 고려해야 한다.

      다른 거래 관계자는 “두 곳의 인수후보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한 곳도 주관사를 통해 계속 제안을 보내고 있다”며 “각 투자사들의 조건 확인을 거쳐 6월 초에는 지분 매각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