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실버타운서 돌파구 찾는 롯데건설
입력 2023.06.19 07:00
    최대 보증금 18억에 임대료 350만원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에 의료까지
    고가 실버타운 사업 확장 노리는 롯데그룹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 가능할 듯
    現 롯데마트 부지, 실버타운으로 재개발 활용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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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메리츠금융그룹과 손을 잡으며 유동성 위기를 다소 벗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 롯데건설이 노유자 시설, 즉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에서 사업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국 사회의 인구 구조가 고령화함에 따라 건설 업계에선 실버타운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는 추세인데 롯데그룹은 건설과 호텔의 시너지 효과 등을 활용해 발빠르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해당 사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후 롯데그룹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실버타운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중이다.

      롯데건설이 추진 중인 실버타운은 고가의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지구 내 공급을 계획중인 VL르웨스트(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는 올해 초 총 810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평균 경쟁률 19대 1을 기록했다. 분양 면적 중 가장 작은 규모인 51㎡(15평)의 최소 보증금은 약 6억원, 월 임대료는 약 115만원 수준이다. 가장 큰 규모인 공급면적 149㎡(45평)의 보증금은 약 18억2000만원 수준, 월 임대료는 약 350만원인데 모든 타입을 통틀어 가장 먼저 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실버타운의 운용은 롯데호텔앤리조트(이하 롯데호텔)가 담당한다. 롯데호텔은 오는 10월 입주가 예정된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급형 실버타운 VL라우어의 운용을 맡고 있다. 시공은 한화건설이 담당했다. 총 526세대를 모집했고 평균 약 8억5000만원에 생활비는 약 360만원 수준이다.

      롯데그룹의 실버타운은 롯데건설의 시공, 롯데호텔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다는데 강점이 있다. 호텔 또는 리조트 사업군이 업는 일반 건설사들의 경우 초고급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재무적인 효과도 분명하다. 고가의 분양가, 월 수백만원에 달하는 월세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미분양에 대한 고민은 없는 상태로 전해진다. 수천억원 규모의 보증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고, 일부는 유동화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달이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월세 또한 유동화가 가능하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과 호텔과 의료 서비스 등을 결합해 실버타운을 조성할 수 있는 대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며 "현재로선 롯데그룹이 해당 사업에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 하고 있는데 향후 대규모 확장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엔 이완신 롯데호텔군 HQ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이사가 제6대 롯데의료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6년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을 인수해 의료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사명을 롯데의료재단으로 변경했고 보바스기념병원, 보바스어린이의원 등을 운영중이다. 롯데호텔과 롯데의료재단의 접점이 늘어나는 상황 역시 실버타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롯데그룹이 보유중인 마트와 같은 대형 건물 등을 실버타운으로 재개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수도권에 위치한 마트에 노유자 시설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선 손익을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초고가 실버타운의 현금흐름을 고려하면 그리 나쁜 선택지는 아니란 평가도 나온다.

      현재 실버타운 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주안점을 두고 챙기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건설과 호텔, 의료 및 쇼핑 등 각 사업군이 일관성 있는 움직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추후 롯데호텔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업 확장, 수익 창출 등의 포석이란 평가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