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發 부실공사 리스크, PF 차환 '폭탄' 될까
입력 2023.07.13 07:00
    "대충 지어도 집값 상승기엔 모두가 만족"
    부실공사, 업계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
    리스크 현실화에 투자자들 PF 외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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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GS '순살자이'에 이어 롯데 '통뼈캐슬'까지 대형 건설사의 부실시공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에 대형 건설사마저 부실공사가 '업계 관행'이었다는 게 재확인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차환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하자는 ▲GS건설 2818건 ▲HDC현대산업개발 1654건 ▲대우건설 844건 순이다.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 평균 하자는 795건이다. 

      건설 규모에 비해서도 GS건설의 하자건수는 상위권이다. 2020~2022년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당 하자건수는 ▲HDC현대산업개발 99.6건 ▲GS건설 94.6건 ▲대우건설 32.1건 ▲롯데건설 29.6건으로 10대 건설사 평균 27.5건보다 높다. 

      시공능력평가 5위의 1군 건설사인 GS건설의 부실시공이 업계 전체 파장으로 커지고 있다. GS건설뿐 아니라 타 건설사도 관행적으로 문제가 많을 거란 판단 때문이다. 위 수치를 토대로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 하자 건수가 많은 곳에서 '당연히' 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는 반응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2021년 광주 학동에서 철거 작업 중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2022년 광주 화정 신축 아파트가 붕괴하는 사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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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최근 부동산이 호황기를 거치는 동안 부실시공이 더욱 많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 전후로 대대적인 주택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로 투자 비용은 줄어들고 갭투자(전세를 이용해 집을 사는 투자) 수요는 늘어났다. 전세 가격은 상승하고 매매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2013년부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승했다.

      실거주보다 투자에 관심이 더 많던 상황에서 하자 여부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니, 세입자는 본인 집이 아니니 그 누구도 하자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에 건설사도 빨리 준공하고 빨리 분양해 돈을 버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오죽하면 최근 몇 년간 준공된 아파트에는 입주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올까"라 밝혔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리며 관리감독도 미흡했다는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업황이 뜨거워지기 전에는 건축감리사가 현장에 상주하며 공정 단계별로 지켜봤다"며 "그러나 빨리 짓고 비싸게 파는 게 더 중요해진 최근에는 건축감리사가 현장에 상주하는 경우는 드물고, 서류로만 공정 단계를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GS건설 부실공사 이후 PF 시장의 위기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차입금과 PF 우발채무의 차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S건설의 '인천 검단 자이'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신용평가사 모두 PF 관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GS건설이 주택사업 관련 PF에 지급보증한 규모는 2조9018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올해 만기 도래 금액은 1조2839억원 정도다.

      한국기업평가는 "강남권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국내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던 브랜드인지도는 과거 대비 약화될 수 있다"며 "발행사 등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높아질 경우 PF의 개별 사업성과 무관하게 유동화증권의 차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NICE신용평가도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주택 브랜드 '자이'에 대한 평판 하락으로 인해 수주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과거 유사한 사례를 살펴볼 때, 대외신인도 하락 및 서울시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의 요인으로 인해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GS건설 외에 다른 건설사에서도 부실공사가 있을 거란 우려에 투자자들이 부동산 관련 투자를 꺼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디서 문제가 터질진 모르지만, 어디에선가는 부실 사고가 발생할 거라는 게 현재 시장에서 건설사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한 증권사 PF 담당자는 "유동화한 PF 차입금을 사줄 투자자가 있어야 PF 만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부실공사 이슈가 커지며 투자자들이 건설채를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신용평가사가 하반기에도 건설업의 분양 실적과 재무 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이어질 거라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으며 PF 유동화증권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다시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