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어 런던까지…또다시 금융지주ㆍ증권사 해외IR 동행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입력 2023.08.02 07:00
    5월 싱가포르에 이어 9월13일 런던 IR 참석 예정
    신한지주 진옥동 회장,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 동행
    '기여도', '의도' 등 논란 일어…이번에도 대동소이 예상
    "규제리스크에 대한 투자자 답답함 해소하긴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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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 CEO(최고경영자)와 함께 또다시 해외투자자를 만난다.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금융회사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위원장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에 이목이 쏠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다음 달 13일 영국 런던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6개 금융사 CEO들과 함께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갖는다. 지난 5월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IR 행사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 행사를 여는 셈이다. 이 원장은 스위스 바젤에서 규제기관 회의 일정을 마치고 런던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5월 싱가포르 행사와 유사하게 진행될 예정이며,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보험사, 증권사 CEO가 참여할 예정이다”라며 “환율 정책 및 금융 규제에 대한 설명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서 열린 싱가포르 행사에선 KB금융지주의 윤종규 회장, 하나금융지주의 함영주 회장이 참석했다. 증권사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 회장,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사장이 보험사에선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 코리안리 원종규 대표 등이 함께했다.

      이번 행사도 싱가포르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의 진 회장과 우리금융의 임 회장 참석이 확정적인 가운데, 보험사와 증권사 CEO들도 순차적으로 참석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4대 금융지주 회장 모두 금감원장과 함께 해외 IR에 참석하게 된다. 금감원 국제협력부에서 주도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금융위원장'이 아닌,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장' 주도로 해외투자자 IR에 나서는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금융위 주도로 이와 유사한 행사가 진행된 바 있으나,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서 해외에서 해외투자자를 만난 사례는 없었다. 

      감독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는 만큼 규제 환경 등 해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 없던 사례라 한차례 열린 행사를 갖고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라며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규제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는 만큼 해외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5월 싱가포르 IR에 대해선 다소 아쉬웠다는 반응과 함께, 이번에도 대동소이 하지 않겠느냐는 회의감도 적지 않다. 싱가포르 IR 직전에는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공공재’ 발언 이후 금융지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해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에 해외투자자들의 관심도 규제 리스크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장이 직접 나선 싱가포르 IR에 이목이 집중됐다. 금융지주 회장들까지 동석한 자리다 보니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당시 행사에 대해 규제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 해소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해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에 대해서 핵심적인 이야기는 없고, 금융사 CEO들도 별다른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 "왜 갔지?" 이복현 금감원장의 첫 해외 IR을 둘러싼 의문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핵심적인 이야기는 잘 안 하는 분위기였다”라며 “금융사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 등이 오갔다”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행사 이후에도 해외투자자들의 움직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내내 줄곧 해외투자자들은 금융주 매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도 종목 상위 10위에 KB지주, 신한지주 등이 이름을 올리는 등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한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이번 런던 IR 행사에 대한 기대감도 그리 높지 않다. 금감원장 주도로 해외 IR 행사에도 해외투자자들의 투심이 돌아서지 않는다면 자칫 금융사 CEO들을 들러리 세운 국내용 이벤트성 행사란 비판도 거세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해외투자자들 입장에선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서, 안심시키는 이야기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번 싱가포르 IR 때는 이 부분과 관련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여전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