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금융지주 주가...9월 위기설에 총선까지 숨죽이는 외국인 투자자들
입력 2023.09.05 07:00
    외국인 투자자 비중 높은 금융지주
    9월 위기설·총선발 우려에 외인 수급 먹구름
    주주환원책 이행이 외인 움직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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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지부진한 금융지주 주가에 투자자들이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연초에 올랐던 주가는 ‘관치’ 논란 이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수급에 따라 주가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증권가에선 ‘9월 위기설’과 ‘총선’ 등 변수로 인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반기 내내보수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때 6만1000원까지 올랐던 KB금융지주 주가는 5만3000원선으로, 연초 4만5000원까지 올랐던 신한금융주가는 3만5000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1만35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1만1800원선으로 낮아졌고, 5만3000원선까지 올랐던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4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4대 금융지주는 연초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그 원인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거론된다. 4대 금융지주는 국내 상장 주식 중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의 주식이다. KB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고, 신한금융지주 59%, 하나금융지주 67%, 우리금융지주 35% 수준이다. 주가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외국인 수급인 셈이다. 

      남영탁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는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우선주, SK하이닉스 등을 꼽을 수 있다”며 “금융지주사의 경우 종목별 외국인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수급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친화적 정책 발표는 외국인 수급 개선에 긍정 요인”이라며 “금융지주사들은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정책의 이행 여부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걱정을 줄였다“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금융지주의 주주친화 정책이 이전보다는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4대 금융지주 모두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며, 총주주환원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한때 20% 수준에 불과했던 총주주환원율은 4대 금융지주 모두 3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선 약속 이행 속도가 느리지만, 꾸준히 개선 중이라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 투심에 큰 폭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까진 대세가 되고 있다.

      연초와 같은 주가 상승은 하반기에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톱픽’으로 꼽힐 정도로 전 종목 중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이를 기대하기는 힘든 환경이다. 

      일단 9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2020년 4월부터 코로나로 인한 유동성 문제가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 및 원금, 이자 상환 유예를 지원했다. 해당 지원이 다음달 종료됨에 따라 부실이 한꺼번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에선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단은 이를 관망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꺼려하는 부분이다. 총선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규제 방향이 금융지주 주주환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건전성 강화 등 정부 요구가 거세질 경우, 이는 연말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선이란 거대한 정치 이벤트 상황에서도 금융지주가 약속한 주주환원 약속을 지키는지 살펴볼 것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 상황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수익성보다는 리스크 관리이다”라며 “9월 위기설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얼마나 주주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지가 외국인 투자자들 움직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