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설’ 블랙핑크·‘한솥밥 유지’ BTS…또 계약 이슈로 휘청이는 엔터주
입력 2023.09.25 07:00
    YG, 블랙핑크 '전원 재계약' 불발설에 13% 급락
    하이브는 BTS 전원 재계약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
    고질적인 엔터 '재계약 리스크'…악재이자 호재?
    "블랙핑크 불확실성 제거시까지 주가 변동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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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온 엔터주가 아티스트 계약 이슈로 흔들리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대표 소속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와의 재계약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BTS는 하이브와 전원 재계약을 이어간다는 ‘호재’를 발표했지만 어느정도 재계약이 예상됐다는 점과 ‘YG발’ 엔터주 동반 약세로 시장 반응은 미미하다. 

      지난달 7일 블랙핑크의 계약이 만료된 상황에서 이날 블랙핑크 멤버 중 로제만 YG엔터와 재계약했고, 나머지 제니·지수·리사는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해당 보도에선 재계약을 하지 않는 멤버들도 일부 블랙핑크 활동을 함께 이어가는 ‘따로 또 같이’ 계획을 협상 중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블랙핑크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YG엔터는 “확정된 바 없고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21일 YG엔터 주가는 13.28% 급락했고 다음날인 22일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 초 주가가 9만7000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앞서 20일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이 하이브와 전속계약에 대한 재계약 체결의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친 2025년 이후에도 하이브와 인연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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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BTS 멤버 RM 인스타그램)

      그러나 ‘BTS 완전체 유지’ 소식에도 하이브 주가는 21일 5% 넘게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는 장중 한때 23만원까지 떨어졌다. BTS 재계약으로 하이브의 미래 실적에 대한 우려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전반적인 주식시장 투자심리 약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날 YG엔터의 블랙핑크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블랙핑크, BTS 등 정상급 아이돌의 재계약 이슈가 동시에 떠오르며 엔터주가 요동치는 모양새다. 최근 에프앤씨엔터도 이달 18일 소속 그룹 SF9의 멤버 로운의 그룹 탈퇴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엔터사 투자 포인트에서 ‘아티스트’가 가지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SM엔터의 엑소(EXO)도 지난 6월 1일 멤버 첸, 백현, 시우민이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가 극적 합의했다. 당시에도 계약 이슈가 불거지자 SM엔터 주가가 7% 이상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아티스트 재계약은 엔터주 투자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슈다. 특히 회사의 간판 아티스트의 재계약은 때마다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과거 국내 정상급 남자 아이돌 사례로는 YG엔터의 빅뱅을 꼽을 수 있다. 빅뱅은 2006년 5인조로 데뷔 후 2011년, 2015년 두 차례 전원이 재계약을 체결했는데 매번 계약 시기 전후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재계약은 결국 전속 계약금이 어느 정도냐의 문제다. 특히 정상급 아티스트는 더욱 그렇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국내 타사뿐 아니라, 최근에는 수익 배분 조건이 국내사보다 더 좋은 해외 매니지먼트의 옵션도 있다. 배우 등 희망 활동 진로에 따라 색깔이 맞는 회사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 단체활동 특성상 초반에는 ‘수익 공동 분배’가 많은데,멤버별 활동과 인기가 달라지니 ‘각자도생’을 찾게되는 점도 있다.

      블랙핑크의 경우도 광고 등 여러 활동에서 ‘몸값’ 차가 있다고 전해진다. BTS는 과거 전원 단체 활동만 진행하며 수익뿐 아니라 분량 분배도 ‘칼같이’ 하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멤버 개인별로 여러 활동에 나서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처럼 ‘톱급’ 아티스트는 국내에서는 이미 개런티도 최대치에 해당해 개인별 큰 차이가 없긴 하지만, 글로벌에선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엔터사 입장에서는 재계약을 거듭할수록 조건이 불리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번 BTS 재계약과 관련해 다올투자증권 김혜영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이브가 BTS 멤버 전원과 재계약 과정에서 제시한 전속 계약금 규모가 21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YG엔터가 블랙핑크 멤버들과 재계약하기 위해 전속계약금으로 수백억원을 지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실적 부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군입대 문제로 BTS와 회사 측의 관계에 대한 의심어린 시선도 많았는데, 서로의 필요성이 높기도 하고 국내에선 BTS를 품을 수 있는 곳이 하이브 외에는 마땅히 없기도 하다”며 “블랙핑크는 재계약 시기가 지났는데도 확정된 바가 없는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주가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