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LP-대주단 갈등 빚은 피닉스다트 사태, 소송은 이제 시작?
입력 2023.10.13 07:00|수정 2023.10.17 14:07
    GP-LP, 경영진 구성부터 회사 운영까지 갈등 지속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핵심출자자…최우석 팀장이 담당해
    2021년 창업자 홍 대표에 우선주 발행부터 갈등 불거지기 시작
    우선주 조기상환…대주단 EOD 선언후 창업자에 매각
    GP는 EOD 및 매각에 반발…대주단 결정에 아쉬움도
    대주단은 GP 결정에 의문 갖고 원주인에 매각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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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피닉스다트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케스트라PE에 인수된 후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다. 운용사(GP)와 핵심 출자자(LP), 경영진간 이견과 내홍이 겹치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최근엔 기존 창업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우선주의 조기 상환이 문제가 됐고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했다.

      대주단은 담보권을 행사했고, 창업주에 회사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로써 대출 자금은 일찍 회수하게 됐지만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매각 논의에서 배제된 PEF 출자자(LP)들은 투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상황은 앞으로 더 혼선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GP인 오케스트라PE는 대주단이 창업자에 회사를 급하게 판 점을 지적하는 분위기다. 피닉스다트는 오케스트라PE 김재욱 대표에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를 진행 중이다. 

      오케스트라PE는 2019년 초 전자다트 제조사 피닉스다트(당시 홍인터내셔널) 경영권을 약 1200억원에 인수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핵심 출자자로 나선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제3호 PEF(765억원)를 결성하고 나머지는 하나증권을 비롯한 대주단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오케스트라PE는 보통주를 인수한 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전환했다. 회수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피닉스다트는 2019년부터 오케스트라PE 소속 이승윤 이사가 대표직을 맡았는데 회사 경영을 두고 오케스트라PE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다. 일부 이견이 있는 사안을 처리할 때는 이승윤 대표가 회사의 인감도장을 들고 자리를 뜬 적도 있었다.

      이 무렵 새마을금고 중앙회 PEF 출자를 담당하던 이는 최우석 기업금융부 팀장이다. 최 팀장은 몇몇 사모펀드(PEF) 출자와 관련, 명품시계, 상품권 등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케스트라PE는 이승윤 대표를 투자목적회사(SPC) 및 피닉스다트 대표에서 해임하려 했으나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오히려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주도한 LP 회의에선 오케스트라PE를 피닉스다트 GP에서 배제하는 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GP 교체 안은 부결됐다.

      시작 지점은 2021년 피닉스다트가 발행한 우선주다. 회사는 그해 10월 홍인터내셔날을 대상으로 130억원 규모 RCPS를 발행했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창업자에 손을 벌린 것으로 풀이된다.

      홍인터내셔날은 피닉스다트 창업자 홍상욱 전 대표의 개인회사인 홍유니버셜의 자회사다. RCPS 발행 과정에서 오케스트라PE 측 지분은 보통주로 전환됐다. 담보물의 우선권이 뒤로 밀리게 된 대주단이 이를 문제삼았는데, RCPS 투자 유치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쓰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 이 RCPS는 지난 8월 조기상환 됐다. 정확한 상환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RCPS에는 ▲우선주의 효력에 대해 회사 주주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이의가 제기되는 경우 ▲진술 및 보장의 중요 사항에 허위 또는 오류가 있을 경우 ▲재무제표 감사 의견이 적정이 아닐 경우 등 상환 조건 붙어 있다.

      오케스트라PE 입장에선 핵심 출자자인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어수선할 때가 경영진 교체, 지배구조 회복의 적기였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대주단은 이번 RCPS 상환도 문제 삼았다. 회사 자금을 상환하는 데 있어 대주단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RCPS 상환 시 대주단 차입금도 일부 상환해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주단은 이를 EOD 사유로 봤고, 담보로 잡은 피닉스다트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삼았고, 오케스트라PE와도 피닉스다트 매각 협의를 진행했다.

      오케스트라PE는 일본 세가(SEGA)의 자회사 다트라이브 등과 접촉하며 내년 1분기까지 매각을 마친다는 방침이었는데, 대주단은 회사를 창업자인 홍 전 대표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 회수까지 마치기 위해 절차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오케스트라PE는 대주단의 결정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대주단 주도 매각 프로세스에 협조할 예정이었고, 다른 잠재 후보와 접촉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팔 수 있는데 대주단이 성급하게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나아가 대주단의 ‘불평등 환급’ 주장이나 EOD 선언도 부당하다 보고 있다. 대형 법무법인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케스트라PE 측은 “대주단의 매각 절차에 충분히 협조하려고 했고 더 비싸게 팔 기회도 있었는데 대주단이 왜 그렇게 허겁지겁 팔아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지만 EOD 사유가 아니라고도 보고 있으며 GP의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닉스다트 재매각 금액은 '330억원+알파'로, 대주단의 자금을 회수하는 데 충분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입장에선 이익을 취하게 된다. 대신 이 과정에서 지분 출자자의 사정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PEF 출자자들은 그만큼 잠재 손실이 불가피하다. 

      홍상욱 회장 측은 오케스트라PE측 주장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재인수는 오케스트라PE가 회사를 일본 다트라이브에 쪼개 팔려는 의도를 감지한 대주단의 요청에 의한 것이란 입장이다. 또 대주단이 급하게 매각을 서둘렀던 결정적인 이유는 오케스트라PE가 대주단이 지닌 피닉스다트 주식 의결권을 일방적으로 취소했기에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닉스다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김재욱 대표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홍상욱 회장 측은 "회사를 재인수하는 최종 가격은 상증법상 평가를 통해 조정할 예정"이라며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지고 내부현금도 바닥이 난 상황이다보니 기업가치가 1/5수준으로 떨어지게 됐고 몸값도 낮아지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