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인사 점쳐지는 SK그룹, 부회장 거취·SK㈜ 사장 인선 주목
입력 2023.10.26 07:00
    SK그룹 12월에서 11월로 인사 당겨질 듯
    예년보다 부진한 성과 속 인사 폭에 주목
    공고했던 부회장 체제, 올해는 달라질까
    SK㈜ 리더로 계열사 사장 부상할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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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그룹은 매년 12월 첫째주 목요일에 정기인사를 진행해 왔다. 그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인사를 내왔으나 몇해 전부터는 각 계열사들이 각각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자율 경영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올해는 정기인사 시기도 앞당길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28일 부산 엑스포 유치 결과가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사를 1~2주 앞당긴 후 엑스포에 총력을 다하거나, 유치 결과가 확인된 직후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12월 초에 인사가 진행되다 보니 연말까지 어수선하고 내년 전략을 짜는 데도 차질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2016년 처음 언급한 ‘서든데스’(돌연사) 화두를 다시 꺼내들며 ‘빠르고 확실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안정을 택할 것이란 예상이 있지만 파격을 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부회장 자리다. 기존 부회장들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새로운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가 핵심 관심사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수장의 마지막 커리어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2년의 부회장 임기를 부여했는데, 최근엔 장기 집권 사례가 많았다. 올해 SK그룹 계열사들이 고단한 행보를 이어 가며, 유동성 풍년 때의 리더십은 수명이 다해간다는 평가도 있었다. 부회장들의 거취는 매년 시장의 이목을 모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또 분위기가 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SK㈜), 박정호(SK하이닉스), 김준(SK이노베이션) 등 부회장급 인사들의 거취에 시선이 모인다. 모두 그간 계열사를 이끌어온 공이 있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내세울 것이 마땅치 않은 분위다. 각각 굵직한 사업 목표를 달성하긴 했으나 실적이나 주가 관리에는 애를 먹다 보니 인사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의견이 많다. 각각 미주와 중국 사업에 주력하는 유정준, 서진우 부회장은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부회장들이 오랜 기간 회사의 간판으로 활약한 만큼 이제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할 것이란 시선도 있다. 부회장 체제에 변화를 둔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도 관심사다. SK그룹은 작년 인사에서도 안정과 재무 관리에 집중했는데,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일부 부회장이 자리를 뜨게 된다면 조대식 의장이나 일부 인사가 남아 중심을 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계열사 인사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인사 움직임이 분주한 것은 아니지만 부회장의 거취나 새로운 승진자가 있을지는 관심”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안정 위주 인사가 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젊은 인사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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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의 리더십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SK㈜는 투자 전문 지주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첨단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 4대 투자센터가 관련 계열사와 함께 일을 하는 구조라 사업적 중요도가 높다. 작년 이동훈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SK바이오팜 사장으로,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재무라인은 이성형 사장이, 사업은 장동현 부회장이 챙기는 구조다. 장 부회장의 거취를 떠나 사업을 맡을 새 얼굴이 필요할 때도 됐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조대식 의장, 장동현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의 거취는 인사 막판까지 가야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SK㈜의 사장 인선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SK㈜ 인사위원회에 그룹 안팎 복수의 인사들이 사장 후보로 올라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계열사 수장이나 글로벌 기관투자가 소속의 투자 전문가 등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그룹의 중요 수장 자리에 외부 인사가 곧바로 와서 앉은 적은 없다 보니 내부 인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각 계열사 사장 중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사에 눈길이 모인다. 박원철 SKC 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출신으로 전임 사장보다 그룹과 소통이 잘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피유코어 매각, ISC 인수 등 사업 개편의 공도 있다. 이번 인사에선 부산 엑스포 유치 기여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부회장들 외에 추형욱 SK E&S 사장도 해외에서 최 회장을 대신해 유치전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