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원이면 한화오션 신주인수권 산다'…산은發 대량 매매에 차익거래 가능성도
입력 2023.10.26 10:16
    한화오션17R(신주인수권) 27일까지 거래
    현재가 700원 수준…발행가액과 괴리커 차익거래 가능성
    신주 인수 유인없는 산은發 매도 물량 대거 나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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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2조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오션의 신주인수권(한화오션17R)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상증자의 예정 신주 발행가액과 현재 주가와의 괴리가 10%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 신주인수권의 가격이 그 차액보다 한참 밑도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한화그룹에 편입하면서 더 이상 신주를 인수할 유인이 사라진 산업은행의 신주인수권이 대거 매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 25일 2만5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정해진 1차 유상증자 신주 1차 발행가액은 2만1850원으로 현재가와 3500원가량 차이가 난다.

      한화오션의 현재 주주들이 배정 받은 신주인수권(한화오션17R)은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만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한와오션 주주가 아닌 투자자가 700원에 신주인수권을 사들이면, 매수한 수량만큼 한화오션의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25일 기준 한화오션17R의 가격은 700원을 기록했다. 현재 1차 (예정) 발행가액에 신주인수권 가격을 더해도 2500원이상의 차익이 발생한다.

      신주인수권은 거래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현재 주가와 신주발행가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만큼 거래 금액이 가까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현재와 같이 차이가 나는 것은 산업은행 보유 신주인수권 물량이 시장에 대거 출회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화오션의 지분 27.5%(5973만8211주)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보유 주식의 비율만큼 신주인수권(1972만641주)을 부여받았지만, 이미 한화그룹에 한화오션이 편입한만큼 신규로 주식을 취득할 유인이 없기 때문에 신주인수권을 대거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지난 19~20일 양일에 걸쳐 총 1616만1396주의 신주인수권을 주당 1580원에 매각한 바 있다. 매각 이후 355만9245주의 잔여 신주인수권을 보유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주주배정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화오션의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이는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신주인수권이 대량으로 매물로 등장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발행가액+신주인수권과 현재주가의),이 정도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앞으로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구주주 청약일(11월 8일) 전 제3거래일(11월 3일)을 기산일로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 및 기산일 종가 중 낮은 금액에 30%의 할인율을 적용해 2차 발행가액을 결정한다. 확정 발행가액은 1·2차 발행가액중 낮은 금액으로 산정한다.

      한화오션은 25일 3년만에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조선업 전반에 걸친 수주 훈풍, 중동 발 대규모 개발 사업에 따른 실적 우상향을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의 주가는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