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펄마캐피탈 '9년 묵힌' 매드포갈릭…MBO 방식 매각 가능성 주목
입력 2023.11.03 07:00
    2014년 인수 이후 '아픈 손가락'…매각 성공할까
    한차례 매각 추진했으나 중단…이후 코로나 타격
    '리오프닝'으로 회복세…상반기부터 매각 재추진
    現대표-PE 컨소시엄이 'MBO 방식' 인수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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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어펄마캐피탈이 외식 프랜차이즈 매드포갈릭 인수 9년여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2~3곳의 원매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 MFG코리아(매드포갈릭 운영사) 대표가 메이슨캐피탈·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경영자인수(MBO)를 추진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탈이 외식 매드포갈릭 운영사인 MFG코리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2~3곳의 원매자가 인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국 43개 매장을 두고 있는 매드포갈릭은 아웃백스테이크, TGI프라이데이, 베니건스, 빕스 등에 이어 2001년에 오픈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다. 

      MFG코리아는 어펄마캐피탈의 아픈 손가락이다. 어펄마캐피탈은 2014년 MFG코리아 경영권 포함 지분 71%을 5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2010년대 들어 외식 트렌드 변화로 패밀리레스토랑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회수가 늦어지며 어펄마캐피탈은 한때 각 매장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식음료 관련 사업은 PEF에도 난이도가 높은 투자처로 꼽힌다. 재료 조달 및 매장 관리, 메뉴 트렌드 적용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UCK파트너스와 같이 전문성을 가진 곳도 있지만 대부분 PEF들은 외식 투자를 부담스러워 한다.

      외식업계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큰 타격을 입었다. 어펄마캐피탈은 2021년에 TGI프라이데이를 인수 하는 등 사업 재정비에 공을 들였다. 또한 코로나 19시대에 맞게 딜리버리 매장을 운영하고 와인 특화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볼트온(bolt on) 전략으로 외형을 키울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급감했던 MFG코리아 실적은 지난해부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본격화로 회복세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많아진 것도 반갑다.

      MFG코리아의 2020~2022년 사이 매출은 각각 648억원, 912억원, 1246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1년 18억원, 2022년 74억원의 흑자를 냈다.

      어펄마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다시 MFG코리아 매각에 나섰다. 4월 어펄마캐피탈은 MFG코리아를 매각하기 위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요 원매자를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배포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썬앳푸드 지분도 함께 매각할 방침이다.

      6월 예비입찰에서 사모펀드(PEF), 일반 기업 등 4~5곳의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가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진행 속도는 빠르지 않다. 현재 PEF와 전략적·재무적투자자 연합 등 2~3곳의 원매자가 남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알려진다.

      현재 MFG코리아 대표인 윤나라 대표가 메이슨캐피탈,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을 잡고 MBO(경영자인수)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윤 대표가 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메이슨캐피탈이 그에 자금을 대는 구조가 거론된다. 캑터스PE는 메이슨캐피탈 지분 47.31%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MBO는 대표이사 및 주요 경영진이 기존 주주로부터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외부의 제 3자가 아닌 회사 내의 경영진이 인수를 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사업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 MBO 방식이 성공한 사례는 BHC가 대표적이다. 

      2018년 박현종 BHC 회장 컨소시엄이 BHC의 대주주 더로하틴그룹(TRG)으로부터 BHC를 MBO 방식으로 인수했다. 박현종 회장은 TRG에서 BHC 관리를 담당하던 고든 조가 세운 PE인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총 6000억원의 인수 자금 중 엘리베이션과 박 회장이 1000억원 내외의 금액을 부담하고, MBK파트너스가 1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외에 작년 국내 골프 예약 서비스 ‘XGOLF’의 조성준 대표가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고 YG PLUS가 보유한 지분 55.26%를 MBO 방식으로 인수한 사례가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매드포갈릭 원매자들이 제시하는 가격 수준이 비슷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MFG코리아의 매각가가 1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는데, 원매자들은 그보다 낮은 금액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결국 매드포갈릭 매각 성공을 위해서는 매각자와 원매자의 가격 눈높이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윤나라 대표와 메이슨캐피탈이 MBO 방식으로 매드포갈릭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의 인수 희망 가격은 600억원 수준이라 매도자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