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큐텐, 11번가 인수 협상 결렬
입력 2023.11.16 17:23|수정 2023.11.16 18:24
    SK측 먼저 결렬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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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스퀘어와 싱가포르 e커머스 업체 큐텐(Qoo10)의 11번가 인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16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SK스퀘어 측은 11번가 매각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던 큐텐 측에 거래 중단 의사를 전했다. 앞서 SK측이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하고 큐텐을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였지만 실사 과정에서 세부 조건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큐텐은 지난해 9월과 올해 5월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을 여럿 인수했다. 11번가의 IPO가 지연되고 있는만큼 11번가를 인수해 외형을 키우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엔 사모펀드(PEF) 운용사 코스톤아시아와 IMM인베스트먼트가 큐텐에 5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11번가 인수를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되며 거래 성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코스톤아시아는 2020년 큐텐에 교환사채(EB) 형태로 300억원을 투자했고 IMM인베스트먼트는 큐텐이 4월 지분교환 방식으로 진행한 위메프 인수를 통해서 큐텐 주주로 합류한 바 있다.

      SK스퀘어가 11번가 매각으로 큐텐으로부터 현금을 받으면 11번가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원금을 상환하는 데 쓸 것으로 전망됐다. 11번가는 2018년 PEF인 H&Q코리아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국민연금은 3500억원을 직접 투자했고, H&Q가 조성한 펀드에 약 300억원을 출바한 바 있다.

      이번 큐텐과 SK스퀘어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추후 SK스퀘어는 FI의 원금 상환 방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콜옵션을 행사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원금 및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SK 측이 콜옵션을 포기하게 되면 FI들은 SK스퀘어의 지분을 포함한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행사하고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 나서야 한다.

      SK스퀘어 측은 이번 협상 결렬과 관련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