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은행, 내년 수익성·건전성 약화…부동산 비중 상당해 리스크 여전"
입력 2023.11.22 14:08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폭 커
    부동산 업황 회복 지연되면 테일리스크 발생 가능성
    내년 상반기에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브릿지론 부담 가중
    비금융기업 신용도 하향 우위 지속, 건설업이 최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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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내년 한국은행들의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봤다. 고금리·부동산 업황 악화로 자산 부실화가 진행 중이고 이자이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손성민 무디스 연구원은 22일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다방면의 난관에 대한 대응'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이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해 테일리스크(확률은 낮지만 발생 땐 큰 충격)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에 내준 대출까지 포함해 주택담보대출을 산출할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약세 장기화의 경우 테일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 

      아울러 고금리 추세로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폭이 상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연구원은 "내년에는 그간 은행권에서 보인 자산건전성 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될 것"이라며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개인대출 및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고점을 찍었다고 봤다. 손 연구원은 "은행권의 NIM은 올해 고점을 찍고 지속 축소세"라며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은행 특성상 전체 수익성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손비용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황 악화로 비은행 금융업종의 재무·건전성 부담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대출이 연장되면서 증권·저축은행·캐피탈 신탁사가 보유한 PF 익스포저와 브릿지론 비중이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 실장은 "최근 청담동 오피스텔 브릿지론이 불발되며 시장이 소란스러웠다. 만기 연장으로 잠정 결론났지만 이번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언제까지 만기연장이 가능할지가 관심이다"라고 말했다. 

      브릿지론의 경우 내년 상반기 이후로 사업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선별적인 대출 연장이 이뤄질 수 있단 설명이다. 

      위 실장은 "올해 만기가 도래한 브릿지론을 보면 증권의 약 25%, 캐피탈과 저축의 경우 약 35%가 취급한지 1.5년이 경과한 사업장었다"라며 "브릿지론의 경우 통상 2년이 경과하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내년 상반기까지 본PF 전환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만기 재연장 부담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글로벌 경기 위축, 수요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2023년에도 비금융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우위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산업전망(Industry outlook) 비우호적·신용전망(credit outlook) 부정적인 업종으로 건설, 석유화학,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2024년도에도 최대 이슈 업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종 내 신용 하향 압력이 여전히 높음에 따라, 유동성 대응이 약화된 건설사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이다.

      김용건 한신평 총괄본부장은 "A급 이상 신용도를 가지면서 자기 자본 이상의 PF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건설업에 대한 금융업권의 회피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유동성 대응 부담이 상위 건설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채는 순발행 기조로 전환됐지만 10월 이후부터는 금리 상승 영향으로  발행시장이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A급 이하 회사채 발행 비중이 지속해서 축소됐고, AA급 이상 우량채 비중이 75.8%까지 상승하며 회사채 시장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대규모로 발행됐던 3년물 만기가 도래하며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