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은 공식부인…자율협약 가능성 솔솔? 위기설 여전
입력 2023.12.15 17:02|수정 2023.12.15 17:06
    워크아웃·자율협약 등 태영건설 향방에 투자자들 촉각
    티와이홀딩스·태영건설 주가 급등락
    유일한 정상평가 자산 SBS, 매각 가능성에 주가 급등
    태영건설 “워크아웃 계획 없다” 공식 부인
    자율협약 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자구노력 계획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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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건설회사 위기설 중심에 선 태영건설에 부도·워크아웃 가능성 등이 연일 거론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자율협약 등 여러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15일 시장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에 대해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알짜 자회사 SBS를 매각할 수도 있단 기대감에 SBS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태영그룹 측은 "워크아웃을 신청할 계획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했고,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 마련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율협약을 비롯, 채권단이 주도하는 관리체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영건설의 위기설이 계속 확산하는 것은 최근 일련의 활동들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는데, 연초부터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에서 4000억원의 장기 자금을 지원 받았고, 한국투자증권과 2800억원의 금융조달상품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1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고, 알짜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역시 위기설은 사그라들지 않는 형국이다.

      2023년 9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총차입금은 1조2600억원이다. PF우발채무는 3조48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7배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PF우발채무가 자기자본에 비해 매우 과중하다”며 “만기구조는 비교적 분산되어 있으나, 미착공 현장의 지방 소재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시 사업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90세 창업주의 복귀였다.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준 지 5년만에 창업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현직 윤석민 회장의 거취가 모호해졌다. 이를 두고 위기에 몰린 태영그룹을 직접 창업회장이 관할하겠단 의지로 해석되면서 워크아웃설과 부도설에 힘이 실렸다. 

      태영그룹 측의 해명대로 현재는 워크아웃 신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워크아웃 제도는 채권단의 75%의 동의를 통해 부채상환 유예,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근거법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으로, 3년을 주기로 일몰과 연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0월 일몰로 인해 기촉법의 효력은 없는 상태이지만, 이달 8일 다시 3년 연장이 확정되면서 내년초부터 다시 워크아웃제도가 시행된다. 즉 현재 내년 초까지는 워크아웃 제도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유로 ‘태영건설이 위기에 몰려있다’는 가정 하에 ‘자율협약’ 신청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워크아웃제도와 달리 자율협약은 채권단 전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자율협약을 신청하면 채권단이 평가를 통해 이자유예, 신규자금 지원 등을 결정하게 된다. 물론 회사측은 상응하는 자구안을 마련해야하고 채권단이 자구안이 충실히 이행됐다고 판단할 때 자율협약 종료를 선언하게 된다.

      실제로 태영건설이 자율협약 방식을 통해 대출만기 연장을 다소 용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재 금융당국에선 기촉법에 공백이 생긴 동안, 은행들이 자율협약에 돌입하는 기준을 동의율 100%가 아닌, 워크아웃에 준하는 동의율 75% 등으로 완화할 것을 권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즉 워크아웃제도를 활용하고자 했던 기업들은 현재로선 자율협약 신청밖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문턱을 낮춰주겠단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채권단이 주도하는 관리체제에 돌입하게 되면 자산 매각을 비롯한 자구계획 마련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채권단도 실익을 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구조조정 전문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대출 만기 연장이 필요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택한다면 태영건설이 청산보다는 운영 의지가 더욱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태영건설 입장에서는 회생신청보단 워크아웃이 더 나은 선택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쉽게 진정되진 않는 모습이다.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이 태영건설에 대한 익스포저를 파악하는 등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 금융회사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되자 채무보증한 사업장에 대한 채권 회수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