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우발채무 시각차 드러낸 하나증권 VS 롯데건설…리포트 삭제 해프닝까지
입력 2024.01.08 07:15|수정 2024.01.08 07:16
    하나증권 "태영건설과 롯데건설 공통점 지녀"
    롯데건설 "PF우발채무 관리 문제 없다"
    하나증권 리포트, 롯데건설 부분 삭제
    해프닝으로 마무리?…"경각심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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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넥스트 태영건설'로 롯데건설이 거론된 이후, 한 차례 '해프닝'이 발생했다. 하나증권이 PF리스크가 태영건설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롯데건설을 언급했고, 이후 롯데건설이 반박 자료를 냈다. 결국 하나증권이 발표하나 리포트에서 롯데건설 관련 부분을 삭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4일 하나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 1분기까지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미착공PF 규모가 3조2000억원이고, 이 중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PF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롯데건설의 보유 현금이 2조3000억원 수준이며,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은 2조1000억원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우발채무를 고려했을 때 현재 유동성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하나증권은 "설령 PF의 만기가 연장됐다고 하더라도, 본PF로 전환되지 않는 한 리스크는 다시 돌아온다"며 "결국 본PF로 전환할 수 있는 부동산 업황의 개선 없이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과 롯데건설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양사 모두 ▲도급 PF 규모가 크고 ▲1년 내로 돌아오는 PF가 유동성보다 크고 ▲양호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도급 PF를 보유하는 비중이 높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이 과중한 PF 우발채무로 사업·재무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은 작년 9월 말 PF보증 규모가 5조8000억원(정비사업 9000억원 포함)에 이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도급사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2023년 들어 기존 PF 우발채무의 본PF 및 담보대출 전환, 해당 사업장 준공과 PF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PF 우발채무를 일부 감축했으나, 여전히 과중한 수준의 PF보증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하나증권의 리포트가 나온 직후 반박 자료를 냈다. PF우발채무 해소방안을 마련해 충분한 유동성 확보로 PF우발채무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계획이다. 나머지 8000억원은 1분기 내 본PF 전환 등으로 PF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제1금융권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조달(펀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난 사안은 없지만 진정성을 갖고 협의중"이라 말했다.

      아울러 미착공PF로 언급된 3조2000억원 중 서울·수도권 사업장은 1조6000억원(50%) 규모며, 지방 사업장은 1조6000억원(50%) 규모다. 지방 사업장 경우에도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 위치해 분양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판단이다. 

      롯데건설은 "하나증권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하나로 묶어 미착공PF 규모를 추산했다"며 "이에 실제보다 더 힘들어보일 뿐"이라 말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발채무 1조6000억원 ▲전년대비 차입금 1조1000억원 ▲전년대비 부채비율 30% 이상을 줄였다. 현금성 자산은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조8000억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다. 올해도 1조6000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일 계획이다.

      현재 하나증권이 발표한 리포트에 롯데건설과 관련한 부분은 삭제된 상태다. 다만 부동산 투자 업계에서는 여전히 롯데건설에 관한 경각심을 쉽사리 거두진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