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고비 간신히 넘겼는데 태영 사태에 또다시 흔들?
입력 2024.01.09 07:00
    지역금고, 태영건설 사업장 공동대출 3000억원 규모
    태영건설 워크아웃 계기로 부동산PF 경색 심화될 수도
    시중은행 대비 약한 자본력에 업계선 우려 커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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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부동산PF 부실로 홍역을 치른 새마을금고가 이번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란 파고를 넘게 됐다. 태영건설이 신용보강에 나선 사업장에 내준 대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동산PF 부실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자본력이 약한 지역금고를 향해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산업은행의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며 연대보증을 선 사업장에 대출을 내준 지역 새마을금고는 총 174곳(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대출 규모는 3764억원에 이른다. 산업은행에선 태영건설 채권단 600여곳 중에 상호금융 절반을 넘는 300~400곳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분 공동대출 형태로 투자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광주시 중앙공원 민간공원조성 11곳, 독산동 노보텔 개발사업 43곳, 성수동 오피스 개발 27곳, 대천 유천동 주상복합 30곳, 동대전 홈플러스 35곳, 김해 대동 복합물류센터 18곳 등이다. 

      관련업계에선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시중은행 대비 자본력이 약한만큼 손실이 발생할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새마을금고는 시중은행과 달리 금고마다 독립된 회사다. 지역금고의 경우 신규 설립 기준이 150~200억원 선으로 작다. 각 금고의 건전성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는 이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 워크아웃 여파에 민감한 건 지역 금고 같은 작은 금융사다. 자기 자본 규모가 작아 한 번의 손실도 타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고금리로 부동산PF 부실이 커지자 연체율이 급등하고 수신 자금이 이탈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특히 지역 금고의 경우 자본력이 약한 탓에 자금 관리에 더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전의 한 지역 금고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마이너스 15%를 기록했고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금고의 감독 관리 부실, 통폐합 이야기가 나온 까닭이다. 

      새마을금고는 지역 금고가 태영건설의 직접 대출을 내준 것은 아닌만큼 워크아웃 여파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PF 사업 대출약성서상 1차 채무자는 시행사다. 준공이 완료되고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의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시행사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자금력있는 시공사가 연대보증하거나 채무를 인수하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다. 태영건설의 자금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미착공·분양률 저조 등의 결과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사업장을 가릴 능력도 미흡한 지역금고들이 공동대출에 나선 게 사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위 금고 입장에선 사업장을 실시할 인력 및 능력이 불충분한데 일단 한 지점에서 들어가면 다른 사업장에서 공동으로 들어가는 투자 관행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전국 새마을금고 1294곳의 공동대출 연체율은 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새마을금고는 부동산PF 공동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