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ELS 대응 초호화 로펌 꾸려…김앤장·화우에 추가 선임 가능성
입력 2024.01.16 07:00
    국민은행, 로펌 김앤장과 화우 선임
    홍콩 ELS 관련 당국 움직임에 대응
    화우, 라임·옵티머스 대응 인정받아
    추가 로펌 선임할 가능성도 거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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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금융 당국의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조사가 본격화한 데 따라 KB국민은행이 법무법인 김앤장과 화우와 손을 잡고 대응체계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판매잔액과 규모가 큰 데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칼날이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져 국민은행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배상기준안이 나오면 사적화해 가능성 검토, 이사회 설득 등 내부적으로 고민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에 과거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당시 불완전판매 입증 사례들이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법무법인 김앤장과 법무법인 화우와 함께 홍콩 ELS 관련 금감원 조사에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홍콩 ELS 관련해 1월부터 만기가 속속 돌아오는 데다 금감원의 ELS 현장검사도 현실화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법무법인 청을 선임해 개인소송까지 준비하며 여론을 통한 당국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금번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대형 로펌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김앤장은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 때부터 인연이 있었다. 금감원 출신들을 영입하는 등 금융부문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 내에서도 금융부문 입지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라임·옵티머스 당시 우리은행을 자문했던 화우를 선임했다. 

      화우는 지난 2019년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 우리은행의 법적 자문을 맡으며 선지급 보상방안, 분쟁조정위원회와 사적화해 방안 등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은행 이사회에서는 사적화해 방식을 두고 배임 가능성을 거론하며 거부감을 나타내 화우 등 법률자문사에서 설득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사적화해의 효과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거질 소송에 대한 비용 및 평판리스크 등의 이익을 비교해 결국 금융사와 당국 사이의 합의점을 이끌어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는 전언이다. 

      ELS 역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쟁점이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배상기준안이 나오게 되면 이를 은행에서 수용할지, 한다면 어느 수준으로 받아들일지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나 ELS는 사모펀드와는 달리 공모상품인 데다 판매이력이 오래돼 배상기준이 더 까다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라임·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나 DLF·DLS(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 등의 불완전판매 사례를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비단 두 회사 외에 추가로 로펌을 선임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ELS 판매규모가 큰 만큼 금감원도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손실 확정이 현실화되면 역대 최대 규모 투자 손실로 기록될 수 있다. 현재 홍콩H지수 ELS 총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민은행의 잔액은 7조8458억원으로 타 은행보다 두배 이상 많다. 2019년 DLF·DLS 당시 판매규모가 8224억원이었고 연이어 터진 라임이나 옵티머스 등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약 5조원에 이르렀다.

      금감원은 금번 ELS 사태와 관련해 은행검사1국을 통해 현장검사를 시작하는 동시에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민원에 대해 분쟁조정에 착수했다. 통상 불완전판매 현장검사를 진행한 후에 판매사의 책임소재가 규명되면 분쟁조정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금번 사태를 두고 당국이 상당히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4월 총선을 앞두고 ELS 사태의 민원분쟁을 어느정도 매듭을 지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국민은행 외에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ELS와 관련해 법률 자문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은 법무법인 자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신한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ELS 관련 자문을 고민하고 있다. 

      한 대형 로펌의 금융 전문 파트너는 “국민은행은 ELS 판매잔액이 가장 큰 곳인 데다 과거 파생상품과 비교할 때 판매규모가 커 시중은행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김앤장과 과거 금융 분쟁 방면에서 이름을 날린 화우를 선임했고 필요에 따라 추가로 로펌을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