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삼성화재, '연봉 50%' 성과급?...심기 불편한 금융당국
입력 2024.01.30 07:00
    취재노트
    IFRS17 도입으로 삼성화재 실적 껑충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과급 잔치 예상
    금융당국 선제적 경고장 날려
    연말 결산 철저히 할 것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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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올해엔 성과급을 얼마나 나올지다. 통상 실적이 좋으면 높은 성과급을 받는게 일반적이지만, 보험사의 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금융당국도 보험사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보험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돋보인다는 점에서 삼성화재 성과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으로 1조643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이미 2022년 순이익(1조2837억원)을 넘어섰다. 메리츠화재, DB손보 등도 1조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보험사 성과급도 예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경우 올해 연봉의 50%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과도한 성과급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올해엔 그 수준 이상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이란 관측이다.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2위권 손보사들도 삼성화재를 따라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의 성과급 잔치는 그룹의 기조와도 상반된다. 삼성전자가 임원 연봉동결에 나서는 등 그룹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다. 여기에다 국민적인 차원에서 금융사 성과급 잔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화재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형국이 됐다. 이마저도 상당부부은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반사이익이다. 

      이런 움직임을 금융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금융감독원에선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올해 성과급과 배당과 관련한 유의사항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해당 자리에서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따른 결산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성과급, 배당 이슈와 결산을 철저히 하라는 것이 동떨어진 이슈 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가 않다. 성과급과 배당은 한해 실적을 기반으로 한다. 결산을 철저하게 하라는 것은 실적을 제대로 검증해서 발표하란 뜻으로 해석된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이 있다”라며 “보험사들이 자의적인 판단이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 되지만, 통용되는 기준이 있고 이를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새로운 회계기준 이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보험사들이 미래수익을 예측해서 이를 기반으로 실적을 산출하는데, 분기마다 실적이 오락가락 하면서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 보험사의 예상과 실제 결과 차이가 수천억원이 나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DB손해보험은 작년 2분기에 1분기 재무제표를 재작성하기도 했다. 

      연말 결산 과정에서 보험사와 회계법인들 간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결산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회계법인이 떠안게된다. 금감원은 회계법인에 건전성 비율에 대해서도 검증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회계법인들은 보험사 회계에 대해서 철저하게 검증하려고 할 것이고, 보험사는 자사의 회계처리에 대해서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연말 결산을 철저히 검증하라고 한 것은 결국 실적에 대해서 검증하란 뜻이다”라며 “회계 변경으로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