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화학' 부진 속 '중공업' 선방…작년 실적 소폭 개선
입력 2024.01.30 11:43
    영업익 944억…전년比 45.5% 개선
    화학 계열 자회사 부진 지속으로 지분법 손실
    重 수익성 가장 우수…건설 PF 리스크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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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효성그룹이 작년 화학 계열 자회사 부진이 지속한 가운데 효성중공업의 실적을 방어하며 그룹차원 소폭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다. 

      29일 효성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4367억원, 영업이익이 94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이 전년보다 7.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5% 늘어나며 연간 영업이익률은 2.7%를 기록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카 수입·판매사인 FMK의 계속되는 영업적자에도 효성티엔에스가 4분기 흑자로 돌아서는 등 연결 대상 자회사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4개 주요 지분법 자회사 중 화학 계열 부진이 이어졌다. 4분기에만 효성화학과 효성첨단소재에서 발생한 지분법 손실이 각각 385억원, 45억원으로 나타났다. 

      효성화학은 원재료인 프로판 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며 적자 축소폭이 기대를 밑돌았다. 중국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신증설로 인한 공급 확대로 저조한 시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간 기준 영업적자는 1513억원, 당기순손실은 2728억원을 기록했다. 

      효성첨단소재는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타이어보강재 수요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탄소섬유 부문 수익성이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산업용사 부문에서 4분기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72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수익성이 지속 하락하며 4분기 약 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효성중공업은 지분법 자회사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다른 지분법 자회사와 마찬가지로 4분기 성적이 전기보다 소폭 부진했으나 약 5% 수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자회사의 안정화 및 북미 외 유럽·중동 등 해외시장 중심 수주 확대 덕으로 풀이된다. 건설 부문은 사업장 내 제한적인 신용보강으로 프로젝트금융(PF) 우발채무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섬유와 무역 부문을 담당하는 효성티엔씨는 스판덱스 수요 회복 지연과 철강부문 업황 저조로 4분기 수익성이 소폭 하락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연결 및 지분법 자회사 전반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밑돈 만큼 기말 배당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화학 계열 자회사들의 실적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말 배당은 시장 예상치인 주당 4000원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