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조절 들어간 삼성전자…불똥은 삼성물산에 시공사·협력업체까지
입력 2024.02.01 17:25
    삼성전자, 평택 P5라인 공사 중단
    낸드 감산 늦어 수익성 회복도 지연
    사무동도 규모 축소 및 공사 중단
    시공사·협력업체, 대금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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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에 짓고 있는 반도체 5공장(P5라인) 건설을 일부 중단했다. 총사업비 2조원 규모의 사무동 건축 계획도 일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P5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은 물론 사무동 건축을 맡은 시공사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5공장 건설 현장 일부 협력사에게 공사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의 주요 내용은 ▲현장 공사와 관련해 발주처의 사정으로 공사 진행이 중단될 예정 ▲공장제작과 부지임대 등 모든 작업을 금일 기준으로 중지 등이다. 추후 작업 재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평택캠퍼스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칩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까지 모두 아우르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전초기지다. 현재 P1~3라인엔 D램·낸드플래시·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섰다. P4~5라인은 공사 진행중이다. 

      P5라인은 작년 2월 착공했다. 터파기와 구조물의 뼈대를 박는 파일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재는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작업을 중단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 향후 작업을 위한 신규 인력 채용도 중단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과거 메모리, 특히 낸드에서 적자 날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실책이라는 평가다. 낸드는 경쟁사가 적자를 내도 삼성전자만큼은 흑자를 내던 영역이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2022년부터 메모리 감산을 시작했지만, 삼성전자는 작년 4월부터 감산을 시작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낸드 수익성 회복이 가장 늦어지고 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의 환입 시점이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적자는 2조1800억원이다. D램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업계 감산 기조에 뒤늦게 동참한 터라 낸드 손익은 경쟁사보다 개선이 더뎌 메모리 반도체 전체로는 적자를 이어갔다. 

      P5라인과 함께 공사 중이던 직원 업무용 건물인 사무동 일부 공사도 함께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사무동 2개를 짓고 있었다. P3라인 서쪽에 짓는 사무3동과 P6라인 북쪽에 짓는 사무6동이다. 

      사무3동은 KCC건설이 작년 4월부터 짓고 있다. 지하 1층~지상 9층, 주차대수 2002대 규모며 총공사비는 9258억원이다. 2025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사무6동은 코오롱글로벌이 작년 2월부터 짓고 있다. 지하 1층~지상 10층, 주차대수 6804대 규모며 총공사비는 9970억원이다. 2025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P5라인 관련 사무동을 짓는 시공사에 건설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사무동의 사업비를 대폭 줄이는 원가절감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현재 평택캠퍼스의 사무동은 포화 상태다. P1라인에 지상 9층 규모 사무1동, P2라인에 지상 11층 규모 사무2동 등 2곳뿐이다. 현재 평택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삼성전자 임직원은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업무 공간이 부족한데도 불구, 생산 확대를 위해 평택캠퍼스에 인력을 꾸준히 파견한 영향이다. 업무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삼성전자는 휴게실 등 공간도 사무실로 개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공장과 사무동의 공사가 멈추다보니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 등 시공사와 협력업체까지 당분간 대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정을 정해두고 완공해야 하는 주택사업과 달리 공장 건설은 상황을 보며 유연하게 진행될 수 있다. 공사 전면 중단이 아니다"며 "협력업체도 이해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