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배당 확대법에 한시름 놓은 리츠 주가…배당 확대 현실화는 '글쎄'
입력 2024.02.07 07:00
    KRX 리츠 TOP 10 지수 코스피 대비 선방
    리츠 배당 확대법·저PBR 테마 등 호재 영향
    다만, 업황 둔화로 배당 잘 안늘리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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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른바 '리츠 배당 확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상장 리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의 평가손실을 배당가능이익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면서 배당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모인다. 다만, 업계에선 당초 계획대로 배당할 수 있게 된 것뿐, 실질적으로 배당 확대 가능성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장중 3930원을 기록하며 3개월 최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11월 기록한 저점(3265원) 대비 20% 올랐다. 올해 들어 KRX 리츠 TOP10 지수는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2%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KRX리츠 TOP10 지수는 SK리츠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리츠 종목 10개로 구성돼 있다. 

      금리 상승으로 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던 리츠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다. 작년 말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며 수혜주로 부상했고 최근엔 리츠 투자에 유리한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에 배당락에도 주가 하락폭이 예상보다 작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KB스타리츠는 지난 30일 주가가 급락했지만, 다음날부터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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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배당 한도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부동산투자회사법은 자산의 평가손실, 즉 미실현 손실을 배당 가능 이익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임대료 수익이 크게 나더라도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 배당 가능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해 경우 해외 부동산 가격 수준이 급락하면서 해외 자산을 담은 상장 리츠는 배당이 크게 깎일 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 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당초 계획 대로 배당이 가능해진 셈이다. 

      리츠 입장에선 법인세도 아끼게 됐다. 법인세법에 따르면 리츠는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의도치 않게 배당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에 추가 과세를 하게 됐던 것이다. 

      다만, 배당 확대를 체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제기된다. 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대부분의 리츠가 대응에 분주한 분위기다. 자산 매각을 하더라도 금융비용을 아껴 그간의 배당을 유지하는데 힘쓸 것이란 설명이다. 

      단적으로 롯데리츠 등 일부 리츠는 리파이낸싱 때문에 배당금이 하락했다. 롯데리츠는 작년 12월 결산 기준 배당금을 주당 95원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9년 10월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롯데리츠는 매년 6월과 12월 말 기준 반기 한 번씩 배당을 지급한다. 

      지난해 자산을 매각한 ESR켄달스퀘어 리츠도 대금을 리파이낸싱에 사용했다. 지난해 6월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상장 시 매입한 이천1물류센터를 매입가(660억원) 대비 23% 높은 810억원에 매각했다. 추가 배당에 온전히 사용하는 대신 리파이낸싱(차환) 부담을 줄이는 데 보탠다는 방침이다. 

      한 상장 리츠 관계자는 "리츠 배당 확대법이 주가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배당이 대거 확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산을 팔아 매각 차익이 발생해도 대출 등의 비용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다"라며 "수익률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배당 안정성이 강화됐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