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어 DN솔루션즈 잡아라…국내외 IB PT 경쟁 본격화
입력 2024.02.12 07:00
    이달 RFP 배포…KB·NH·미래·한투 등 대형사 PT 준비 착수
    4조원대 원하는 DN솔루션즈…해외 기관투자가 유치 원해
    외국계 IB 중책 맡을 가능성…빈 자리 두고 국내사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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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상장(IPO)을 진행 중 DN솔루션즈를 두고 주관 업무를 수임하기 위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현 투자단계에서의 기업가치가 2조원대 중반으로 거론되고, DN솔루션즈가 희망하는 가치가 4조원 이상인 만큼 올해 IPO 최대어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회사 측은 해외 기관투자가 유치를 원하고 있어, 적어도 한 곳 이상의 외국계 IB(투자은행) 이상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남은 대표 주관사 자리를 두고 국내 증권사간 경쟁 열기도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DN솔루션즈는 이달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제안입찰서(RFP)를 배포했다. 복수의 외국계 IB를 비롯해 NH·미래에셋·한국·KB 등 국내 대형 증권사가 RFP를 받았다. 회사 측은 이달 제안서를 마감한 후 숏리스트를 추려 프리젠테이션(PT)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

      DN솔루션즈는 국내 1위 공작기계 업체다. 2016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공작기계 사업부를 인수해 2022년 DN오토모티브에 매각한 회사다. 당시 인수가는 2조1200억원이다.

      DN솔루션즈는 최근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과정 중 2조6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DN오토모티브는 완전 자회사 DN솔루션즈의 상장 가치로 4조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결기준 2조원 이상의 매출에 4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현금창출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 수년간 실적도 개선세다.

      DN솔루션즈가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IPO 주관업무로 받는 수수료도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관 수수료는 공모금액의 1% 안팎에서 책정된다. 흥행이나 기여도 등에 따라 총 공모금액의 일정 비율을 성과 보수로 받을 수도 있다. 주관 업무만 맡는다면 100억원 가량의 수익도 기대할 만한 거래로 평가된다. 

      지주사인 DN오토모티브는 DN솔루션즈 인수 당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KB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2200억원을 유치했다. 이때 2025년 1월 27일까지 DN솔루션즈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일정 수익률을 가산해 영구채를 사들이겠다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했다. 희망 기업가치를 고수하기보다는 상장 성사에 더 신경을 쓸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IB부문 관계자는 "공모금액이 전체 주식의 25%만 돼도 1조원짜리 거래"라며 "최근 1000억원대 중소형주만 주관하던 증권사들 입장에선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N솔루션즈는 주관사가 해외 투자자를 위한 영문 투자설명서(OC)도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계 IB 한 곳 이상이 대표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공모 규모가 큰 만큼 국내 증권사들은 나머지 공동 주관 자리가 나지 않을지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끼리 치열한 PT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DN솔루션즈는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올드한 산업'이라는 이미지는 부담스럽다. 공작기계는 전통적인 제조업종인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 IPO 단계에서 시간이 지연된 것도 국내 투자자들이 전통산업의 투자이익이 낮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형 거래인 만큼 주관사 입장에선 대규모 실권주 발생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IPO 시장의 온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RFP에도 공작기계의 전통산업 이미지를 타파해야 IPO에 흥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었다"면서도 "상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PT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