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차익거래 기회 줄어든 LGD 증자…확산되는 불안감
입력 2024.03.06 07:00
    주가 하락세 지속…6일부터 구주주 청약
    신주인수권 가격 고려시 현주가론 손실 구간
    차익 기대 힘들 듯…증시 분위기도 하락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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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하락을 멈추지 않으며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별도로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예비 투자자의 경우 벌써 손실권에 접어든 상황이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코스피 강세장 속 증자 참여 수요가 적지 않게 몰리며 신주인수권 거래가격이 상승해 증자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지금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든데다, 증자에 따른 물량 부담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LG디스플레이는 1주당 모집가액을 1차 발행가액(1만70원)보다 1000원가량이나 낮은 9090원으로 확정지었다고 정정공시했다. 이에 따라 전체 모집가액도 1차 발행가액 기준 1조4318억원보다 1400억원가량 줄어든 1조2924억원으로 확정됐다. 

      6일 우리사주조합 청약이 진행되며 6일부터 이틀간 구주주 청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실권주 발생시 11일부터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신주 상장일은 이달 26일이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증자 흥행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신주인수권증서 거래가 종료된 이후 28일부터 이틀간 주가가 잠시 반등하는 듯 하더니, 이달 들어선 다시 분위기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비교적 높게 형성된 신주인수권증서(LG디스플레이 6R) 가격 또한 걸림돌이 됐다. 신주인수권증서 가격과 최종발행가액을 합한 가격이 현 주가 수준과 유사한 상황인 탓에 향후 투자자들은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은 지난달 중순 5거래일간 상장 거래됐다. 이 기간 가중산술 평균 거래가격은 장당 1942원이다. 최종 발행가액에 신주인수권 가격을 합치면 이번 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평균 매수가는 주당 1만1032원이 된다. 

      5일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일 대비 1.44% 하락한 1만94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신주인수권 거래를 통해 증자에 참여하려는 주주의 평균 매수가 대비 100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당시 신주인수권이 총 1773만여장 거래됐음을 고려하면, 전체 신주 발행 물량의 12%에 해당하는 주주가 벌써부터 손실권에 진입한 셈이다.

      당시 LG디스플레이 신주인수권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났던 배경으로는 증시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꼽힌다. 지난달 23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700선 직전에 도달하기도 했다. 공모주 등 할인율이 적용되는 주식이 '안전자산' 대접을 받으며 갈 곳 없는 시중 유동성이 쏠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이후 증시는 추가 상승 동력을 잃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 주가 역시 신주인수권 거래가 시작된 지난달 19일 1만2020원으로 단기 고점을 찍고,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보다는 올 상반기 재차 영업적자 폭이 커질 거란 부정적인 전망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회사인 LG전자가 배정 물량의 120%에 대해 초과 청약할 계획을 밝힌 부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LG전자의 지분율은 38%에 불과하다. 1% 미만 소액주주 비율이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주가 추이는 증자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발행가와 주가 사이의 차익거래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만큼,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LG디스플레이의 미래에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증자 흥행 여부를 가릴 전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쟁업체의 과잉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극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순 있다"라며 "최대주주가 아니면서, 신주인수권을 매각하지도 않은 50%의 주주들이 현 주가를 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