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시급한데"…주총 이후 포스코 결정만 기다리는 포스코퓨처엠
입력 2024.03.18 07:00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 예고했던 포스코퓨처엠
    설비투자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증자 불가피한데
    모회사 포스코 주총 앞두고 있어 의사결정 미뤄져
    IB 업계는 증자 주관 맡기 위해 물밑에서 경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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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설비 투자용 자금조달이 시급한 포스코퓨처엠이 모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수장 교체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6년 만의 수장 교체를 앞둔 포스코홀딩스가 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포스코퓨처엠의 예정된 유상증자 결정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며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올해만 1조원 이상의 설비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100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와 계획된 설비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유상증자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14일 IB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포스코퓨처엠이 이달 예정된 포스코그룹 주주총회 이후 머지 않아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고, 물밑에서 주관 경쟁을 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예정된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회사채 및 은행 차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1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주요 수익창출활동을 영위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과 유출을 뜻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1488억원) 대비 유입된 현금이 세 배 이상 줄었다. 

      자연스럽게 보유한 현금도 줄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32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투자의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하면서, 재무부담도 크게 늘었다. 2021년 말 1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차입금/EBITDA도 2021년 4.7배에서 지난해 13배까지 늘었다. 한국신용평가의 등급 하향 트리거(순차입금/EBITDA 4배 초과)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2030년 양극재 생산능력 100만톤을 목표로 포항과 캐나다 등에 생산설비를 건설 중에 있다. 올해도 1조원 이상의 설비투자가 계획돼 있다. 지난 2월 전남 광양 양극재 전용공자 부지 착공식 행사에서 윤덕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구체적인 설비투자 규모에 대해 "1조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예고까지 했던 유상증자를 진행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현재 모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일시적 리더십 공백이 꼽힌다. 6년 만의 수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보니, 투자와 조달 등 계열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곧 있을 주주총회 뒤로 미뤄지고 있단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장인화 회장 후보의 사내이사(대표이사 회장) 선임 안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정통 철강맨'으로 불리는 장 회장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관측하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입장이 변수로 떠오고 있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재 커버리지 기업 중 조달이 가장 시급한 기업은 포스코퓨처엠인데, 주총을 앞두고 리더십이 사실상 공백인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조달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며 "주총이 끝나면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보고 주관을 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