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롯데처럼"…신세계건설, 8000억 규모 PF펀드 추진 검토
입력 2024.03.18 07:00
    작년부터 신세계그룹 차원의 지원 이어져
    정두영 대표 연임 가닥…'구원투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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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기자)

      신세계건설이 은행·증권사 등과 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을 놓치지 않을 거란 평가다. 신세계건설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야심작'인 스타필드 등의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롯데건설이 금융기관과 조성한 PF 펀드와 유사한 구조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건설은 지난 7일 금융기관과 조성한 PF 펀드 조성을 완료해 자금을 조달했다. 장기펀드는 ▲5개 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산업은행) ▲3개 증권사(키움증권·KB증권·대신증권) ▲롯데그룹사가 참여했다.

      신세계건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당장 추진하고 있는 건 아니다"며 "신세계건설은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추가 자금 조달을 급하게 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라 밝혔다.

      신세계건설은 작년 말부터 직간접적인 그룹 지원을 통해 주택 미분양 여파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를 줄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953%다.

      신세계건설은 그룹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와 금융기관을 통한 2000억원 조달 계획을 1월에 발표했다. 신세계건설이 사모사채 2000억원을 발행하고, 이 중 금융기관이 1400억원,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같은 달 신세계건설은 1월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며 순현금 약 650억원을 확충했다. 

      아울러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레저사업 부문을 매각해 현금 1820억원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경기 여주시 자유CC(18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조경사업 등이 대상이다. 거래종결일은 4월 29일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11월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변경 이유는 ▲민간 건축 사업의 분양실적 부진으로 사업변동성 증가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사업장 관련 손실로 영업적자 지속 ▲공사비 관련 자금소요, PF 우발채무 등으로 재무부담 확대다.

      작년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분양실적 및 수익성 개선의 불확실성, 확대된 PF 우발채무 부담 등을 감안하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건설의 작년 영업적자는 1878억원이며 4분기에만 한 해 절반인 97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펀드 조성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확정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반영할 경우 자기자본 확충, 골프장 입회금(2023년 말 기준 2722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20~30% 차지) 등 부채 감소에 힘입어 부채비율은 400~500% 내외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유동성 확충 효과를 바탕으로 만기 도래 차입금, 향후 공사비 회수 차질로 인한 추가적인 운전자금 부담 등 단기적인 자금소요에 대한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는 연임을 통해 신세계건설의 '구원투수'로 한 번 더 등판할 전망이다. 신세계건설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정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라 11일 공시했다. 사내이사 임기는 3년이다. 정 대표는 2022년 10월 그룹 정기인사로 신임 대표에 올랐다. 신임 당시 실적 부진에 빠진 신세계건설의 수익성을 개선할 거란 기대감이 컸지만, 실적은 여전히 내리막길이다.

      정 대표는 2월 8일 실적발표회에서 "그룹 차원에서도 신세계건설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유동성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자금 등 다각적 지원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